유재훈 국장 "AIIB 투자 확대에 한국도 동참해야"
2018-01-24 15:54
유재훈 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사진)은 현재 AIIB에서 회계감사국장으로 일한다. 그는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세미나에서 "우리 국책은행과 연기금이 AIIB와 협력해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IIB는 미국·일본에서 주도하는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항하기 위해 2년 전 중국 주도로 만들어졌다. 아시아 지역 인프라 구축을 목적으로 내걸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설립을 제안했다.
AIIB는 오는 6월 10억 달러 규모로 달러화 표시 채권을 발행한다.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피치가 최상위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유재훈 국장은 "AIIB는 채권 발행으로 에너지와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정부 보증이 없어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AIIB에서 구상하는 다양한 투자 기회에 어떤 공동투자자나 공동출자자가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우리 금융자본에게도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큰 기회"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ADB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아시아 지역에서 전력과 도로, 철도, 통신을 비롯한 인프라 수요는 2016~2030년에 걸쳐 총 26조 달러(2경9080조원)에 달한다.
이런 수요를 역내 국가 재정이나 AIIB, ADB에만 의존하기는 어렵다. 유재훈 국장은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인 큰손인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대형 생보사가 있다"며 "AIIB가 내놓는 채권을 장기투자 기회로 본다면 훨씬 입맛에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재훈 국장은 2016년 11월 AIIB 회계감사국장을 맡았다. 그는 행시 26회 출신으로 주요 부처와 ADB,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국제금융공사(IFC)에서 일했다. AIIB로 떠나기 전까지는 예탁결제원 사장을 지냈다. IFC에 있을 때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자문역을 맡아 현지 자본시장을 연구했다. 이날 세미나를 연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이사장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