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구하려다" 가거도 해경헬기 추락, 1명 사망 3명 실종...무인잠수정도 투입

2015-03-14 09:29
13일 응급환자 이송 나선 해경헬기 가거도서 추락, 밤샘 수색 성과 없어
해경, 실종자 수색위해 무인 잠수정도 투입

[사진=YTN 보도화면 캡쳐]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환자이송을 위해 해무를 뚫고 나섰던 해경 응급헬기가 착륙을 시도하다 바다에 추락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13일 오후 8시 27분께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방파제 인근 남쪽 해상에서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날아온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소속 B-511 헬기가 짙은 해무에 착륙지점을 찾지 못하고 바다에 떨어졌다. 이들이 맹장염 증세를 보인 7살 소년을 이송하기 위해 무리하게 나선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헬기에는 최승호(52) 경위, 백동흠(46) 경위 등 조종사 2명, 응급구조사 장용훈(29) 순경, 정비사 박근수(29) 경장 등 총 4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유일하게 사고 해역에서 구조된 박 경장은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구조 한 시간 여만에 숨졌다. 나머지 대원들은 아직까지 실종상태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가거도 주민은 "공무원들이 나서 방파제에서 손전등을 들고 착륙을 유도했지만 짙은 해무로 불빛을 보지 못했는지 회항했다"면서 "5초 정도 지나 헬기 충돌방지등 불빛이 바다로 뚝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현재 해경과 해군이 실종자 구출을 위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해경 함정 13척, 해군 함정 8척이 사고 현장으로 출동했으며 민간어선 12척, 항공기 8대도 동원됐다. 해경과 해군의 밤샘 수색 구조작업에도 불구하고 지난 밤에는 이렇다할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짙은 해무와 높은 파고가 수색 난이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경은 무인잠수정의 수색 투입을 결정했다. 

응급환자를 구하려다 발생한 비극에 가거도 주민들도 발을 동동구르며 실종자 발견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인구 500명 정도의 가거도는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30분 거리에 있어 응급환자 이송을 해경 헬기에 의존해왔다. 지난 2013년 22명, 지난해 25명의 응급환자 중 70~80%가 해경헬기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고 당일 응급환자였던 A군은 어머니, 교사,간호사와 동행해 해군 3함대 함정으로 인계, 현재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