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벤츠 여검사' 금품수수 대가성 없어…무죄 확정

2015-03-12 11:27

▲일명 '벤츠 여검사'로 불리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장본인 이모(40) 전 검사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사진=방송화면캡처]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일명 '벤츠 여검사'로 불리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장본인 이모(40) 전 검사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내연남으로부터 사건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된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광주지검에 근무하던 2010년 10월 내연남인 최 변호사가 고소한 사건과 관련, 검사임관 동기인 당시 창원지검 소속 검사에게 전화로 청탁해준 대가로 벤츠 승용차 리스료와 샤넬 핸드백 등 모두 5591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2011년 구속 기소됐다.

이씨는 2007년 최 변호사와 내연 관계를 가진 뒤 경제적 지원을 받아왔고, 이는 2010년의 사건 청탁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벤츠 승용차는 `사랑의 정표'라고 항변했다.

이씨에 대한 하급심의 판단은 서로 달랐다.

1심은 "내연관계에 있는 변호사로부터 청탁과 함께 알선의 대가를 받아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징역 3년 및 추징금 4462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이씨가 최 변호사에 대한 호의로 담당 검사에게 재촉 전화를 걸었다고 판단했다. 벤츠 승용차도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겠다는 정표로 이씨가 요구해 받은 것으로 봤다.

특히 이씨가 청탁을 받은 것은 2010년 9월, 신용카드를 받은 것은 그해 4월, 벤츠 승용차를 받은 것은 2009년 4월로 각각 시간적 간격이 있어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씨가 받은 청탁과 금품 사이에 대가 관계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과 수수한 금품 사이에 대가 관계가 있어야 성립한다"며 "알선수재죄의 법리에 따라 대가 관계를 부인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수긍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