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프로그램은 지루하다고? 편견 없애줄 KBS1 ‘세계인’ ‘명견만리’

2015-03-12 09:10

[사진 제공=KBS]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교양 프로그램은 따분하다”는 고정관념을 타파하기 위해 KBS가 나섰다. 새 교양프로그램 ‘명견만리’와 ‘글로벌 정보쇼 세계인’으로 지식에 흥미를 더해 접근성을 높였다.

오늘 밤 10시 처음 공개되는 ‘명견만리’는 “밝게 미래를 본다”는 뜻으로 방송 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렉쳐멘터리(Lecture+Dacumentary)이다. 강연자가 제작진과 직접 취재하며 만든 다큐멘터리를 강연하는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기존의 다큐멘터리보다 수용자 친화적이고 인터렉티브하고 쌍방향인 소통을 지향한다. 1회에서는 ‘트렌드 전문가’라 불리는 김난도 교수가 ‘두려운 미래, 중국 주링허우 세대’를 강연한다.

정현모 팀장 PD는 11일 서울 여의도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명견만리’에 대해 “취재진과 국내에 가장 매력적인 강연자가 수개월 간 진정성 있는 취재해 그 취재에 근거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일종의 프리젠테이션 쇼”라고 소개했다.

첫 강연을 맡은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선생이라 방송을 잘 못해 그동안 거의 거절해왔다. KBS와 함께한 다큐멘터리 ‘김난도의 내일’이 내가 한 유일한 방송이다. 당시 ‘젊은이가 다양한 미래를 모색하면 좋겠다’는 것을 세계 각국의 사례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지만 다큐멘터리는 여러 가지 케이스를 귀납 해서 시청자가 결론을 내야 하는 형태라 갈증이 남았다. 강연으로 전달하면 더 명쾌하게 시청자에게 다가갈 텐데 하는 아쉬움 말이다. 이번 ‘명견만리’에서는 강의의 장점과 다큐멘터리의 장점이 취합했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고 했다.

정현모 PD는 “강연자가 수개월간 취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진정성 없이는 성립하기 힘들다”면서 ‘공유’를 주제로 강연한 서태지를 예로 들었다. “서태지가 ‘크리스말로윈’ 음원을 공개하고 리믹스 콘테스트를 열어 새로운 창작을 유도해냈다. 쉽게 말해 저작권을 포기한 셈이다. 이 부분이 우리가 하려는 플랫폼 주제 ‘공유’와 정확히 맞아서 강의를 제안했는데 흔쾌히 수락했다”면서 “수차례 만나 회의를 진행했다. 서태지가 ‘지금껏 많은 방송에 출연했었는데 이렇게 한 프로그램을 위해 긴 시간 회의하고 시달리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밤샘 회의만 세 차례 했다”고 말했다.

1994년 9월 첫 방송 돼 명맥을 이어온 KBS1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지금’ 폐지되고 선보이는 새 프로그램 ‘글로벌 정보쇼 세계인’은 세계의 이슈와 트렌드를 패널들이 함께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시청자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패널을 아우르는 건 ‘세계는 지금’을 진행했던 조수빈 아나운서다. 조수빈 아나운서는 “각국의 정상들이 집무실에서 국제 이슈를 논하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10년 넘게 뉴스를 하다 보니 한계에 부딪힌 게 사실이다. KBS 아나운서로서 어떤 모습을 더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뉴스에서 딱딱한 모습만 보여드렸다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 뉴스를 쉽게 전달할 수 있구나, 앵무새 역할만 한 게 아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겠다. 공부 열심히 하고 있다”며 공부한 자료들을 한 뭉치 들어 보이며 웃었다.

첫 방송 소재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IS. 미국과 터키에서 동시 취재 중이다. 터키에서는 김군의 잠입 루트를 따라가고 미국에서는 IS에 대한 미국의 대응법을 조사한다. 상황이 긴급하다 보니 취재진이 터키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이재오 팀장은 “취재원들은 오늘 아침 인천공항을 통해 무사히 귀국했다. 취재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했다.

고정패널인 정영진 인터넷신문 위키프레스 편집장은 “‘세계인’의 패널들은 국제 시사 분야의 ‘어벤져스’라 불릴 만큼 전문가”라면서 “세계의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이야기다. 먼나라 이야기이지만 우리의 삶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정보를 쉽게 전달하겠다. 주식으로 돈을 벌고 싶으면 ‘문재인 테마주’를 살 게 아니라 ‘세계인’을 봐야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