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안갤러리, 독일 추상화가 이미 크뇌벨 국내 첫 개인전

2015-03-02 08:12
5일부터 캔버스 벗어난 알루미늄 페인팅 선보여

[Atelier_Imi Knoebel_02_2011_photographs ⓒ Ivo Faber]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서울 종로 자하문로에 있는 리안갤러리는 올 첫 전시로 독일 추상화가인 이미 크뇌벨(75)의 국내 첫 개인전을 펼친다. 국내에선 2003년 갤러리 현대의 '독일 현대미술 3인'전에서 게르하르트 리히터, 고타르트 그라우브너와 함께 소개된 적이 있다.

 5일부터 여는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독자적인 추상미술세계를 조명하며, 크뇌벨의 작품세계에 매우 중요한 알루미늄 페인팅을 선보인다. 

 크뇌벨은 캔버스의 닫혀진 영역을 벗어나, 형태의 다양한 변주와 대담한 원색의 사용으로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조각적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구축해 왔다.

 크뇌벨에게 가장 중요한 재료는 '알루미늄'이다. 1990년대부터 작가는 거울의 프레임 속에 층층이 겹친 금속 막대들을 보고 알루미늄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알루미늄을 교차시켜 새로운 형태를 만든 뒤 붉은색을 입혀 인상적인 작품 'LUEB Li 109'을 보여준다. 이 중에는 서로 다른 색상의 조화와 단순한 사각형의 기하학적 구조 등을 3~5개의 소형작품에 표현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애니마 문디'(Anima Mundi) 시리즈다. 라틴어인 애니마 문디는 철학용어로 '세계 영혼'(soul of the world)을 뜻한다.
 
  리안갤러리는 "지난 50년 동안 크뇌벨은 형태와 재료의 변화를 반복하며 전통회화의 표현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했다"며 "이번 전시에 소개된 알루미늄 페인팅 또한 그 자체가 하나의 고유한 작품으로 존재하면서도, 초기 작업부터 오랜 시간 동안 재해석되고 확장된 크뇌벨의 수많은 작품에서 파생된 유일한 흔적 중 하나라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크뇌벨의 작품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DIA:Beacon, 워커아트센터, 비엔나 알베르티나 박물관, 네덜란드 헤이그 시립미술관, 과천국립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전시는 4월18일까지.(02)730-2243
 

[전통회화의 표현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한 크뇌벨은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을 대표하는 카지미르 말레비치Kazimir Malevich(1879-1935)의 절대주의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말레비치의 작품처럼, 크뇌벨은 회화의 구상적 재현의 요소와 초월적 의미들을 배제한 극단적 비-재현성에 다가갔으며, 순수한 오브제 그 자체의 형태, 공간 전제된 색채 사이의 새로운 시각적, 조형적 경험을 탐구했다. 이후 1964년 당시 뒤셀도르프 국립미술학교의 교수이자 크뇌벨의 정신적 지주였던 요셉 보이스Joseph
Beuys(1921-1986)의 관계 또한 작품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1960년대부터 끊임없이 고심해 왔던 캔버스의 닫힌 공간을 향한 문제의식, 즉 “직사각형의 틀을 어떻게 의미있게 다룰 수 잇는가?의 질문과 함께 한다. 이렇게 시작된 캔버스의 제한적 틀을 깨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형태의 분석적 작업을 이루어낸 크뇌벨의 시도는 작품의 자유로운 구조와 그들이 놓인 전시공간, 관람자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불러일으키며, 각각의 형태가 조각적 다양성을 드러내면서도 끊임없이 유지하는 전체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