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내정자 정책관 보니… “매매 정상화돼야 시장 안정, 세금 오를수록 왜곡”

2015-02-26 17:56
전세난 토론서 전셋값 급상승 지적, 연구자료에서 “민간 SOC 투자 유인해야”

[사진=유일호 국토부 장관 내정자 트위터]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된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이 과거 주택시장 전세난에 대해 “매매가 살아나서 정상화되는 것이 장기적인 해결책”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매매가 하락과 전셋값 급등으로 하우스·렌트푸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거래에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관련 규제와 세금에 대해서는 완화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이에 따라 향후 국토부의 부동산 정책도 규제완화를 통한 매매시장 정상화라는 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재정을 고려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타냈다.

유일호 국토부 장관 내정자는 지난 2013년 8월 6일 ‘폭등하는 전세가, 해법은?’을 주제로 열린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해 전문가들과 토론을 나눴다. 최근에도 전세난 해결이 국토부의 현안인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유일호 내정자 취임 시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는 전세 제도에 대해 “5억에 집을 사서 2억을 받고 내주는 어떻게 보면 매우 이상한 제도”라며 “집값이 고공행진을 하다보니 사놓도 두고 있으면 올라서 더 좋았다”고 전세 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서민층의 주거 안정에 순기능을 한 것은 사실로 현재는 집값이 올라갈 가능성 없어 전세 수요는 늘고 전셋값은 집값과 가까이 가는 상황”이라며 “문제는 전세가 상승이 너무 급격해 하우스·렌트푸어 모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규제 개선 및 세제 완화를 통한 매매 거래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당시 완화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던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대출인정비율(LTV)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한 뒤 “(금융)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가계부채가 위험한 수준은 맞지만 계층별로 다르다”며 차별적 완화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취득세 완화가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세금은 환경세 같은 취지의 것이 아니면 없을수록 좋은 것으로 세금 자체가 왜곡”이라며 “세금 완화가 왜곡이 아니라 올라갈수록 시장은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대해서는 “중과에 또 중과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집값을 잡기 위한 정책의 실패를 언급한 그는 “참여정부에서 집값을 잡기위해 종합부동산세까지 냈지만 소용 없었다”며 “세금 같은 규제로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도세는 일종의 거래세기 때문에 중과할수록 거래가 위축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세금 부과가 집값 상승세를 막을 수는 없지만 시장 위축에는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대출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 정상화를 추진하는 여당과 정부의 대책에 대해서는 “거래 활성화 대책을 찾다 보니 규제 완화가 나온 것으로 일단 거래 물꼬를 터야만 한다”며 “하우스푸어나 가계부채는 거래 실종 상태에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한편 유일호 내정자는 개발연구원 재직 당시 대부분 조세와 재정 분야를 다뤘지만 SOC 등 국토 개발 분야 연구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호 내정자가 다룬 SOC 관련 연구 자료는 1991년에 내놓은 ‘2000년까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재원조달 전망’과 2002년 ‘재정건전성 제약하의 SOC 투자’ 등이 있다. 2006년 국도19호선 건설산업 등에 대한 타당성 재검증을 맡기도 했다. 그는 연구자료를 통해 정부 재정이 열악할 경우 SOC의 투자 확보를 위해 민간의 활용이 필요함을 예상했다. 현재 정부가 민간투자 사업을 확대하려는 기조와 비슷한 시각을 보인 것이다.

그는 당시 자료에서 “우리나라 교통관련 SOC 현황을 살펴보면 경제발전과 더불어 많은 스톡 증가가 있었지만 외국과 비교해 볼 때 SOC 전체 및 부문별 스톡 수준, 물류비에 미치는 영향 등 모든 측면에서 저위에 있다”며 “정부의 중장기 계획치는 국내총생산(GDP)의 2.5~3% 수준으로 과소 추정의 가능성이 있어 SOC 투자재원의 확대방안과 재원 활용의 효율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그는 “같은 규모의 가용재원으로 SOC 예산지출의 실질 증대를 도모해야 하고 이는 예산지출의 순위조정, 제도개선에 의한 지출효율화 등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며 “객관적인 타당성 분석의 확대와 SOC 사용료 수준의 현실화, 지능형 교통시스템의 도입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 증대, 장기적·안정적 예산확보를 위한 계속비 제도 등의 활용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정부예산의 확대 가능성이 크게 제약됐으므로 민간자본의 SOC 투자를 적극 유인하기 위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며 “정밀한 비용-편익분석에 의한 사업별 최소 운영수입의 보장비율 차등화, 재무성 분석에 근거해 경쟁입찰제도의 객관성·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