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든’ 고충 안다던 유일호 내정자, ‘세 준’ 주택은 전세금 5000만원 인상

2015-02-24 09:46
2012년 행당동 아파트 임대보증금 17% 올려… 전국 평균 웃돌아

[사진=유일호 국토부 장관 내정자 트위터]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반전세 아파트에서 거주하며 보증금을 올려준 경험이 있다던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가 본인이 세 준 주택 역시 전세 보증금을 크게 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에 따르면 유일호 내정자는 지난 2012년 본인 소유의 4억9600만원짜리 서울 성동구 행당동 행당한신아파트 임대보증금을 1년 만에 2억8000만원에서 3억3000만원으로 5000만원 인상했다.

전세 보증금의 인상률이 17%가량으로 당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다는 게 강 의원의 주장이다.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2012년 당시 전국 평균 전세가격 상승률은 3.5%로 조사됐다. 서울은 2.1%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행당한신아파트가 위치한 강북 지역의 당시 평균 전세가 상승률은 1.8% 수준이다.

강 의원은 “최근 전세금이 들썩거려 서민들이 주거불안을 크게 느끼는 상황에서 전세금 안정을 책임져야 할 국토부 장관 내정자가 정작 본인 소유 아파트의 전세금 보증금을 대폭 상승했던 경력이 있다”며 “서민 주거안정을 책임져야 하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서 자격과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일호 내정자는 본인이 임대 아파트에 살면서 보증금을 올려준 전력이 있어 고충을 잘 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유일호 내정자는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송파구 석촌호수로 ‘레이크팰리스’(전용 135㎡)에 반전세로 살고 있다. 2008년 18대 총선 출마를 위해 반전세로 들어갔다가 지난해 보증금을 2억원으로 1억원 올리고 월세는 240만원으로 줄였다.

이를 두고 유일호 내정자는 “월세를 일부 낮추긴 했지만 그동안 전세금이 워낙 올라 많이 낮추지 못했다”며 “세를 사는 사람으로서 전세난의 고충을 안다. 뾰족한 전·월세 대책을 만드는 게 쉽지 않지만 고통 받는 분들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