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첫 정책조정협의회…‘黨 주도’ 민생·경제현안 푼다(종합)

2015-02-25 16:01

黨 유승민 “박근혜 2년, 과감하게 수정할 것 수정해야”
政 최경환 “집권 3년차, 축구에서 골을 넣어야 하는 시기”
靑 현정택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에 아주 중요한 시기”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당·정·청)는 25일 국회에서 첫 정책조정협의회를 열고 당 중심으로 국정과제를 추진, 시급한 민생·경제현안을 신속히 풀어나가기로 했다.

당정청은 특히 정책 입안 단계부터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의제를 선정, 여당이 전면에 나서 홍보와 집행까지 맡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경제활성화 법안을 비롯한 민생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야당으로부터 쟁점을 야기하는 등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중점법안’이란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당·정·청)는 25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 첫 정책조정협의회를 열고 당 중심으로 국정과제를 추진, 민생·경제 현안을 신속히 풀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사진=새누리당 제공]


당정청은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이 같은 내용의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방침과 공무원연금 개혁, 세월호 인양 문제, 4대 구조개혁 등 민생·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당청회 회의에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조원진·안효대·강석훈 정조위원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선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이근면 인사혁신처장,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 등 6명, 청와대에선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조윤선 정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등 4명이 함께 했다.

민현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당정청 회의에서 공무원 연금개혁 처리 방안 등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고 2월 임시국회에서 국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법안 등을 포함한 민생법안을 신속히 처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야당과 이견이 있는 법안은 정부의 입장은 충분히 존중하되 당이 상임위 차원에서 협의하고 이끌어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정청은 2월 임시국회 중점추진 법안과 관련, 쟁점으로 부상해 불필요한 논란을 살 수 있어 앞으로 별도 중점법안은 지정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민 원내대변인은 “정부 입장을 존중해 상임위 차원의 협의를 할 테니 당이 이끌어갈 수 있게 맡겨달라고 했다”며 “중점이라고 찍히는 순간 비중점법이 되기 때문에 중점법안이라고는 이제 안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선 다음달 28일로 국민대타협기구 활동이 종료되는 만큼, 일단 대타협기구에서 안을 마련해야 개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당정청이 의견을 함께 했다.

세월호 선체 인양 여부에 대해선 당을 배제한 채 인양 여부 등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민 원내대변인은 “절대 (당·정·청간) 조율 없이 (세월호 인양 여부 결정을) 발표하지는 않겠다. 성공적으로 하려면 협의가 중요하니 협의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정청이 긴밀하게 논의해 그 방식과 내용을 결정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반영해 국민께 더 이상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4대 구조개혁에 대해선 “새누리당이 개혁 필요성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닌 이해관계자들과 대화와 타협이 부족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앞으로 구조개혁은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 등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최근 논란이 된 연말정산과 건강보험료 개편문제의 경우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차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 시급한 민생, 경제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사진=새누리당 제공]


특히 새누리당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검토 중인 모든 정책에 대해 입안 단계부터 당과 공유할 것을 요청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최근 도시가스요금 인하 발표안을 정부가 단독으로 만든 사실을 거론하며 “최근 당정청이 정책 엇박자와 혼선으로 국민에게 지탄과 우려를 산 것은 사실”이라며 “당정청이 실질적인 협의체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검토 중인 모든 정책이 입안 단계부터 당과 공유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 의장은 이어 “회의 내용은 사전에 조율하고, 반드시 입안 단계부터 당과 상의해 달라”며 “앞으로 그런 일이 없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부와 청와대는 “(새누리당) 지도부가 구성된 지 며칠 안 돼 정부에서 안이 먼저 마련될 순 있었는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민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회의에 앞서 “박근혜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새롭게 출발하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면서 “2년 전 계획에서 계속 갖고 갈 것, 과감하게 수정할 것, 새롭게 할 것을 잘 생각해 봐야할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최경환 부총리도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축구게임에서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집권) 3년차에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 구조개혁으로 성장기틀을 마련하는 등 축구에서의 골처럼 성과를 과시적으로 내야할 시기임을 명심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역시 “이 3년차가 우리 경제가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라는 새로운 도약을 하는 데에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경제활성화 입법을 포함해서 국민 생활에 도움을 주는 여러 의제들이 논의되는 데에 생산적인 논의가 돼 국민 기대에 부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 부동산 3법 지연처리를 언급하며 경제 상황을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한 것과 관련 “야당도 많이 존중해야 한다”는 새누리당의 고언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