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엔씨-넷마블’ 연합, 3월 주주총회 앞둔 넥슨의 선택은 과연…

2015-02-24 14:28

[(왼쪽부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김정주 NXC 대표, 사진 제공=각 기업]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가 지분 스와프라는 형태의 연합전선을 구축하면서 이에 대한 넥슨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넷마블의 등장으로 인한 다양한 변수가 발생함에 따라 당분간은 엔씨소프트-넥슨 간 경영권 분쟁 이슈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전격적인 제휴가 이뤄진 지 열흘을 넘긴 24일까지도 넥슨의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다.

넥슨은 양사가 ‘글로벌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한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지난 17일,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매각 결정이 진정으로 주주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장기적인 회사 발전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비판적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향후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글로벌 경쟁시대에 걸맞은 투명한 기업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밝힌 바 있다.

경영 참여 선언 이후 주주제안 공문 발송을 통해 이사회 참여 요구 등을 밝히며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던 넥슨이 비교적 조용한 ‘관망세’를 유지하는 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연합 전선이 상당히 견고해 섣부른 대응은 오히려 악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8.9%(195만주, 3900억원)와 넷마블의 신주 9.8%(2만9214주, 3800억원)를 맞교환한 양사는 지분 구조에 따른 협력 관계뿐 아니라 향후 모바일게임 개발 및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서도 높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략적 측면에서 윈-윈 할 수 있는 충분한 토대를 갖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넷마블의 행보 또한 ‘엔씨-넷마블’ 연합의 강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기반으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석권한 넷마블은 최근 자사의 차세대 기대작인 ‘레이븐’의 출시를 앞두고 네이버와의 마케팅 콜라보를 발표하며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는 카카오톡 일변도를 넘어 다각적인 플랫폼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비카톡 게임으로 출시될 ‘레이븐’이 성공을 거둘 경우 엔씨소프트의 IP를 바탕으로 한 모바일게임의 퍼블리싱 사업 역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지속적인 협력 강화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넥슨이 오는 3월 27일 개최될 엔씨소프트의 제18기 정기주주총회까지는 현재의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미 넥슨이 경영 참여를 공론화하면서 엔씨소프트의 향후 사업 전략에 일정 수준 이상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만큼 공격적인 전략을 취할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과의 지분 스와프로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우호지분으로 바꾸며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한 방어 수단을 마련했다”며 “넷마블 주식을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이슈는 마무리 국면에 진입, 차분해진 시점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