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출신 보안 대표 3인방 “창과 방패의 전쟁…뚫어보니 막는 방법도 잘 알죠”
2015-02-24 14:47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블랙 해커는 화이트해커가 잡아야합니다. 공격하는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막는 방법도 해커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방어해야죠”.
24일 업계에 따르면 화이트해커 출신 CEO들이 보안 업계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어 화제다.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 김태봉 KTB솔루션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또한 경직된 조직문화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해커들의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하게 해주고 싶어서다.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37)는 세계 3대 해커라 불릴 만큼 뛰어난 해킹 실력을 갖췄다. 유명 해커그룹 와우해커 설립자이자 리더로 지난 1998년부터 활약해오고 있다.
역시 지난 2009년 코드게이트 국제해킹방어대회 우승 등 다수 세계 해킹대회에서 수상하며 해커로 이름을 날린 박찬암(26) 대표도 최근 회사를 설립했다.
박 대표는 어린 나이에 여러 국제 해킹방어대회에서 우승한 능력을 인정받아 인하대 재학 중에 여러 보안회사에서 일했고, 현재 국군사이버사령부 자문위원 등으로 활약중이다. 이달 초 4명의 동료와 함께 고급모의해킹 서비스, 사물인터넷(IoT) · 핀테크 솔루션 취약성 점검 등에 주력하는 '스틸리언'을 만든 뒤 개업했다.
그는 “세간에서 기술만으로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며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기술이 없으면 사업할 수 없다”며 “최고의 기술을 가진 인재들과 최고 보안 회사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이들 중 가장 연륜있는 김태봉(42) KTB솔루션 대표는 지난 1995년 최초 해킹보안서적을 출간하는 한편 대법원 지정 특수감정인, FDS산업 포럼 부회장, 한국인터넷진흥원 IoT 보안기획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해커출신 기업인이다.
KTB솔루션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핀테크 관련 보안 사업에 집중하며 다수 금융권에 관련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해커들의 연구활동과 스타일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며 “그래서 해커들이 일하기 좋은 회사를 설립해 최상의 연구효과를 내는 것은 물론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창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활약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해커를 가장 잘 이해해줄 수 있는 기업을 직접 해커가 설립함으로 해커 활동을 음지에서 양지로 이끄는 한편 CEO로의 성공사례를 배출해 바람직한 해커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