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해커, 벤처기업가로 변신 "실리콘밸리에서 꿈을 펼친다"
2014-11-30 11:19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하는 한국 보안기업을 반드시 보여주고 싶습니다".
미국에 아무 기반이 없던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는 1년전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모바일 보안 기술 하나만을 믿고 실리콘밸리에 진출했다. 자기 일에 집중해서 차별화한 기술을 갖는다면 그게 한국이든 미국이든 무서울 것이 없었다.
현재 벤처투자가(VC)들은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국내 스타트업 중 가장 유망한 곳으로 홍 대표의 에스이웍스를 꼽는다.
성공의 요인으로 그는 무엇인가를 팔고 이익을 얻기 위해 사람을 만나기보다 실리콘밸리 문화자체에 젖어들기 위해 노력했다.
홍 대표는 "실리콘밸리 역시 사람과 사람이 비즈니스를 함께 하는 곳"이라며 "고객에게 절실함을 전달해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글로벌 보안 이슈를 꾸준히 따르고, 글로벌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실리콘밸리 문화에 녹아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지 사람들에게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하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냥 친구이자 동료가 되려고 했다"고 말했다.
올해 37세로 젊은 나이지만 그의 이력은 범상치않다. 그는 지난 1998년 화이트해커 연구단체인 '와우해커'를 조직하고 2008년 쉬프트웍스 창업을 거쳐 인프라웨어에 매각한 후 2012년 12월 모바일보안 스타트업인 에스이웍스(SEworks)를 세웠다. 20년 경력의 해커 출신 기업가다.
세계 3대 해커라 불릴만큼 뛰어난 해킹 실력을 보유했다. 국내 기업만을 상대로 보안 기술을 제공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없을 정도였지만 글로벌로 무대를 옮겨보고 싶었다.
홍 대표는 "한국 기업들도 보안 기술은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만큼의 수준이다"며 "하지만 똑같은 비즈니스를 하더라도 한국에서의 기업평가는 평가절하되어 있다. 또 시장기회 자체가 적기 때문에 더 넓은 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 미국을 제패하면 세계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 미국 진출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남들이 안티 바이러스나 모바일 단말 관리 같은 개인 위주의 모바일 솔루션에 집중할 때 그는 모바일 앱을 보호해주는 보안솔루션을 개발했다.
에스이웍스의 간판 제품인 메두사는 소스코드를 베낄 수 없도록 해 모바일 보안 위협으로부터 애플리케이션을 보호해주는 모바일 보안 서비스다. 그는 "기존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모바일 위협이 본격화되면서 스마트폰 앱 자체에 대한 보안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미리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모바일 앱 보안에 집중해 기업 가치 1조 원을 인정받는 것이 목표다.
홍 대표는 "앱 보안 자체만 해도 범위자체가 상당히 넓다. 앱은 사물인터넷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차츰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전 세계 서비스를 하고 있는 큰 회사를 레퍼런스로 확보, 모바일 보안에서 세계 1위의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