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이젠 우리은행 민영화다…'우투증권 인수' 전력 발휘할까

2015-02-23 15:52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의 최대 과제 중 하나로 우리은행 민영화가 꼽히고 있다. 임 내정자가 수년째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우리은행 매각을 성공시킬 것인지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는 농협금융그룹 회장 재임 중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했던 전력으로 인해 그에게 거는 기대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전임자의 바통을 이어 받아 해결해야 할 다른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내정자가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공해 금융당국의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신제윤 위원장 역시 취임 후 줄곧 우리은행 민영화를 다짐하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었다.

그러나 신 위원장의 기대와 달리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지난해 11월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 예비입찰에 중국 안방보험 단 한곳만 참여하면서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았고, 네번째 민영화 도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당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거셌다. 오너 기업과 외국자본에 대해 입찰 참여를 제한하지 않겠다는 게 금융위의 입장이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들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의 애매한 입장 정리가 우리은행 매각을 더욱 어렵게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후 신 위원장은 우리은행 민영화에 재도전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임 내정자에게 공이 넘어갔다.

물론 임 내정자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은행은 많은 금융사들이 탐낼만한 국내 최대 은행이지만 덜컥 인수에 나서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임 내정자에게 기대를 거는 것은 무엇보다 증권업계 최대 매물인 우투증권 인수에 성공했던 경험 때문이다. 당시 KB금융그룹과의 경쟁에서 이겼다는 점에서도 농협금융의 우투증권 인수는 더욱 화제가 됐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 위원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것과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이 연임하지 못한 것 모두 우리은행 민영화 실패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임 내정자에 대한 평가도 우리은행 매각 성공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노동계도 임 내정자 선임을 환영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15년 만에 현직 금융인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다"며 "임 내정자는 농협금융을 질적으로 한단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위원회 개혁에도 앞장설 것을 기대한다"며 "금융위원장의 소임을 다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른 산적한 과제들도 해결해야 한다. 우선 올해 금융권의 최대 화두인 핀테크를 시장에 얼마나 빨리 안착시키느냐가 중요하다. 금융권을 넘어 사회 전반의 문제가 된 가계부채 해결도 급선무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금융사들이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임 내정자의 주요 과제다.

임 내정자는 금융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청문회를 거쳐 금융위원장이 된다면 가장 중요한 일은 금융개혁"이라며 "자율과 경쟁이 금융규제의 틀을 바꾸는 원칙이자 기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