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군사대국 중국의 신무기, 6년만에 총출동
2015-02-15 09:24
오는 9월 열병식 개최, 신중국 설립이후 15번째, 중국 군사굴기 맹위 증명계기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1294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142조원. 중국의 2014년 국방예산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정부예산 357조원의 40%에 달하는 수치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지난해 국방예산 1위는 단연 미국(5810억 달러) 이었으며, 중국이 큰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영국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의 국방예산은 344억 달러로 세계 10위였다.
중국 정부가 공개하는 국방예산은 매년 10%대의 증액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국방예산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2010년 7.5%, 2011년 12.7%, 2012년 11.2%, 2013년 10.7%에 이어 지난해 12.2%를 기록했다. 2010년 5321억 위안이었던 국방예산은 지난해 8082억 위안으로 51.88%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등 서방세계는 중국이 국방예산을 축소 발표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미국 국방부 보고서는 중국의 국방예산이 실제로는 발표치보다 20% 이상 많을 것이라고 적시하기도 했다.
축소발표 여부에 논란은 있겠지만, 중국이 군사대국으로 올라서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장기적인 대규모 투자로 인해 중국은 막강한 무기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스텔스 전투기, 대형 수송기, 대륙간 탄도미사일, 잠수함 탄도미사일, 폭격기, 신예 탱크 등 최첨단 신무기들을 시험하면서 속속 실전에 배치하고 있다.
◆6년만의 대규모 열병식
부쩍 증강한 군사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효과적인 정치행사는 열병식이다. 군사대국의 열병식은 그 나라의 군사력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경쟁국은 두렵게 하고 우방국가들에게는 안심하게 따라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의미가 있다. 또한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주며, 지도자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중국은 제2차세계대전 승리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국가기념일인 오는 9월 3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한다. 신중국 성립 후 중국은 이제까지 14번의 열병식을 거행했다. 가장 최근 개최된 열병식은 건국 60주년을 맞았던 2009년 국경절 때였으며 그 이전은 건국 50주년이 되던 1999년이었다.
2009년 국경절 열병식에 선보였던 무기들은 굴기하고 있던 당시 중국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6년동안 중국은 명실공히 G2 국가로 올라섰으며, 미국과 '신형 대국관계'를 맺고 글로벌 이슈들을 논의하는 국력에 이르렀다. 군사상의 굴기 역시 화려했으며, 가공할 위력의 신무기들이 속속 개발됐다.
이번 열병식에 어떤 무기들이 공개될지는 벌써부터 중국내 핫이슈로 떠올랐다.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의 매체 인터뷰와 블로거 평론 등을 종합해,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은 무기들을 소개해본다.
◆F-35 동급 스텔스전투기, 젠20
2011년 이후 여러차례 시험비행에 성공하면서, 젠(殲)-20 스텔스전투기의 존재는 중국은 물론 전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젠-20은 미국F-22, F-35, 러시아T-5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까지 4~10대의 젠-20이 제작돼 시험비행을 마쳤다고 한다. 양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공개된 장소에서 등장한 적이 없다. 시험비행을 앞두고 격납고에 있는 모습 등의 스파이샷이 몇 차례 공개됐을 뿐이다.
아직 실전 배치되지 않았지만 기본적인 비행성능이 검증된 만큼 열병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젠-20과 개발진도가 비슷한 러시아의 T-50전투기는 2012년에 이미 러시아 공군 창설 100주년 열병식에 참가했다. 이번 중국 열병식에서 몇 기의 젠-20이 참가한다며, 이번 열병식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둥펑41, 미국 전역 사정권에
둥펑(东风)-41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차량에 탑재된 상태로 이동이 가능하며, 적의 위성감시를 피해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 이 미사일은 약 1만4000㎞의 사거리에 10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미국 전역이 공격 가능지역이다. 이미 실전 배치된 기존 둥펑-31은 최대 사거리가 8000㎞로 미국 서부 일부 지역까지만 도달할 수 있었다. 둥펑-41은 지금까지 최소 2번의 시험 발사를 했다. 10개의 핵탄두가 각기 다른 목표물을 공격한다면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MD)이 요격하기 쉽지 않다. 아직 완성되어 실전배치되지는 않았지만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쥐랑-2, 잠수함발사 핵미사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2'는 중국이 보유한 전략핵잠수함(094형)에 탑재된다. 사거리가 9000km로 태평양에서 발사하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미사일은 3~6개의 핵탄두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다.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은 발사지점 예측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강한 핵억지력을 지닌다. 쥐랑-2는 지난해 실전에 배치됐다. 실전배치된 무기인 만큼 올해 열병식 참여가 당연시되고 있다.
◆항모킬러 둥펑-21D
둥펑-21계열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미사일이 둥펑-21D다. 두꺼운 합금외피가 미사일을 감싸고 있어서 미사일 요격이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특징. 3100km 거리 내로 미국의 항공모함이 접근하면 타격하는 것이 전략목표다. 넓은 사거리로 남중국해 해역의 80% 이상을 커버할 수 있다. 미국 군대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무기라는 평가도 있다. 둥펑-21D는 지난해 실전배치됐다. 2009년 열병식때에는 사거리 1800km의 둥펑-21C가 공개됐었다.
◆탱크 싣는 운송기 윈-20
윈(運)-20은 중국에서 자체연구개발한 대형 운수기로, 미국의 C-17 대형운수기를 벤치마킹했다. 윈-20은 시험비행단계에 있으며 지난해 주하이(珠海)에어쇼에 참가했었다. 최대 이륙중량 220t, 최대 적재중량 66t, 지속 운항거리 7800㎞, 최고 속도 시속 700㎞로 세계 최고수준의 성능을 보유한다. 탱크, 헬기, 장갑차를 실어나를 수 있으며, 공중조기경보 통제기나 민간용 수송기로 개조할 수 있다.
◆99형 탱크, 04A형 전차
99형 탱크는 1999년, 2009년 국경식 열병식에 모두 참석했다. 하지만 99형 탱크의 업그레이드버전인 99다가이(大改)탱크는 2013년 실전배치됐다. 99형 탱크보다 더 튼튼하며 포탑정면의 갑판은 세계에서 가장 두껍다. 포탑 역시 대형포탑으로 바꿔 공격능력을 증강했고, 신형 1500마력 엔진을 장착해 기동성도 높였다. 04A식 보병전차는 99다가이탱크와 콤비를 이루는 전차다. 2009년 열병식에서 첫선을 보였다.
◆중국의 아파치, 우즈-10
우즈(武直)-10 공격헬기도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육군 무기다. 30mm 기관포가 장착돼 있으며 여러기의 유도탄과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한다. 우즈-10은 성능이 미군의 주력 헬기인 아파치와 맞먹는 것으로 평가된다. '벼락불'(霹靂火)이라는 별명을 가진 우즈-10은 지상과 해상의 고정·이동 목표물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최고 시속 300㎞로 날 수 있으며 승무원 2명을 포함해 7000㎏까지 실을 수 있다. 우즈-10은 이미 주하이에어쇼에서 공개됐다.
◆항공모함 탑재 전투기 젠-15
젠(殲)-15의 양산형 모델로 추정되는 전투기들이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에 탑재한 장면이 지난달 공개됐었다. 러시아 수호이(SU)-33을 바탕으로 제작된 젠-15는 랴오닝 호의 핵심전력이 될 전투기로, 2010년 시험비행 과정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작전반경은 1000㎞다. 중국 당국은 젠-15가 폭탄 탑재량이나 전투작전 반경, 기동성 면에서 미국의 F-18 호넷 전투기에 버금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룽 무인공격기
이룽(翼龙)은 미군의 MQ-1 프레데터 무인기의 복사판이라고 할 정도로 유사하다. 지난 2012년 주하이에쇼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무게 1.1t, 길이 9m, 날개 길이 14m, 5㎞ 상공으로 올라갈 수 있으며 순항거리는 4000㎞다. 작전지속능력은 20시간 이상이다. 장거리 정찰과 공격 기능까지 갖춘 이룽은 미사일을 싣고 고도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올해 대거 실전배치가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