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총 성큼… 남을 CEO 바뀔 CEO는?

2015-02-15 06:0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3월 증권사 정기주총을 앞두고 임기가 만료되는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누가 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 회사가 양호한 실적을 올려 업계 전반적으로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상반기 CEO 임기가 끝나는 곳은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대투증권, 키움증권 6곳이다. 여기에 대표 직무대행 체제인 KTB투자증권까지 합하면 모두 7개사 CEO가 연임 또는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이미 이달 6일로 임기가 끝났다. 강대석 사장은 2014년 2월 역대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대표 가운데 처음 연임에 성공했다. 실적도 좋았다. 2014년 순이익은 1182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약 5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329억원으로 같은 기간 31% 가까이 늘었다. 덕분에 올해도 연임을 노려볼 만 하다는 얘기가 많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24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신한은행을 비롯한 자회사 CEO를 선임할 예정이다. 강대석 사장도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반짝 거론됐으나, 은행 경험이 없어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각자대표(3월 13일)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3월 20일),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3월 31일),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3월 31일)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른 미래에셋증권 각자대표인 조웅기 사장도 오는 6월 6일 임기가 끝난다. 변재상 사장과 조웅기 사장은 각각 2011년, 2012년부터 미래에셋증권 대표로 일해왔다.

두 공동대표 역시 실적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연임이 긍정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14년 영업이익이 2051억원, 순이익 1822억원으로 1년 만에 각각 약 190%와 165%씩 늘었다.

유상호 사장은 2007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을 이끌어 온 증권업계 최장수 CEO다. 이번에도 재신임을 받는다면 8연속 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이 2014년 올린 순이익은 약 2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 넘게 증가했다. 업계 불황에도 순이익 면에서 선두를 유지해왔고, 잇따른 구조조정에도 인력감축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14년 연임에 성공한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도 긍정적인 실적을 발판으로 임기를 연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개선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최고경영자를 바꿀 이유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도전 의사를 내비친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5월 24일 만료) 역시 실적은 물론 신사업 추진을 앞둔 점을 감안할 때 연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온다. 일본 오릭스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윤경은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오릭스 측은 자기 쪽 사람을 공동대표로 선임하거나, 적어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따로 보낼 공산이 크다.

이종철 오릭스 프라이빗에퀴티(PE) 코리아 대표도 최근 인터뷰에서 "새 대표로 글로벌 감각을 가지고 있고, 증권사 경험이 풍부한 분을 모셔올 것"이라며 부문별 대표에게 권한을 위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물론 오릭스가 인수 초기 안정적인 조직운영을 위해 윤경은 사장을 연임시킬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실적도 긍정적이다. 2014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01억원, 352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재 직무대행 체제인 KTB투자증권 사장직에는 박의헌 전 메리츠금융지주 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