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설맞이 재래시장 현장 방문…"개성·특색있는 전통시장 육성"
2015-02-10 17:57
중곡제일시장 찾아 재래시장 상인회장단과 첫 간담회…온누리상품권으로 떡·채소 등 직접 구입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오후 광진구 중곡제일골목시장을 방문, 전통시장 상인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설맞이 민생안정대책을 점검했다.
박 대통령의 중곡제일시장 방문은 지난 2013년 2월 당선인 신분으로 이곳을 찾은 데 이어 두 번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재래시장 상인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전통시장이 살아야 된다"며 "보통 서민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가 하는 시금석이라고 할까, 여기가 살아나야 서민경제가 살지 않겠나 하고 관심을 많이 갖고 많이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제가 한 2년 전에 중곡 제일골목시장을 왔었는데 오늘 ICT 체험관, 나눔 쉼터 카페를 잠시 둘러보니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며 "이렇게 좋은 변화가 2년 사이에 있었구나 하고 희망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중곡제일시장은 대기업인 SK 텔레콤과 전통시장의 대표적인 상생 사례로 꼽히는 곳으로, 태블릿 PC로 시작된 ICT 기술 접목이 고객쉼터와 로봇체험관 등이 갖춰져 고객 편의와 새로운 문화체험으로 진화한 사례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은 2년 전 중곡제일시장을 방문했을 때 태블릿PC를 점포운영에 활용하는 사례로 접하고 'ICT 기술을 전통시장에 접목한 창조경제의 사례'로 평가한 바 있다"며 "오늘 시장방문은 전통시장의 진화를 직접 확인함으로써 창조경제 추진성과를 현장에서 점검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 참석에 앞서 시장 내 고객쉼터 건물의 나무카페와 ICT 로봇체험관을 찾아 중곡제일시장 상인회장으로부터 그간의 변화를 청취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카페를 찾은 젊은 주부 4명을 만나 환담을 나누면서 “젊은 주부들이 전통시장을 점점 많이 찾고 있는데, 아이들을 로봇체험관 같은 곳에 안심하고 맡겨놓고 장을 볼 수 있으니, 이전보다 자주 오게 되죠? 애들도 참 좋아하죠?”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젊은 주부가 “시장에 가면 재미있는 것이 많으니 애들이 오히려 시장에 가자고 조른다”면서 “주차시설도 잘되어 있고 장보기 카트가 있어 정말 편해졌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재래시장 상인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전통시장 지원예산 확대 현황 등을 설명하면서 전통시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올해 1월부터 정부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전용기금인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2조원을 조성해 상인들을 위한 정책자금 융자를 늘리고 특성화 시장 육성 등 전통시장 지원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랑주 VMD협동조합 이사장이 국내외 전통시장 탐방 및 봉평시장 디자인 등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개성과 특색 있는 전통시장 육성사례'를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개성 있고 특색 있는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해선 상인회장단 등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간담회에는 전국상인연합회장을 비롯해 시·도 상인회장, 특성화시장 상인회장과 과거 박 대통령이 방문했던 청주 서문시장, 광주 대인시장 등 지역 전통시장 상인회장들도 참석했다.
최근 영화 개봉으로 유명해진 부산 국제시장의 김용운 상인회장은 “관광객은 늘었지만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서 글로벌 시장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건의했다.
지난해 8월 박 대통령의 삼겹살 특화 거리 방문으로 유명해진 청주 서문시장의 김상돈 상인회장은 “대통령이 다녀가신 후 서문시장 매출이 늘었고, 시식하셨던 식당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다. 이제 일본의 음식문화 축제에까지 가서 삼겹살을 자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지난 1월 박 대통령이 방문했던 광주 대인시장의 홍정희 상인회장은 “2007년도만 해도 대인시장은 문 닫는 시장이었는데, 예술인들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고객이 들어오고 상권이 살아났다”며 “대통령께서 다녀가신 후 청년 상인들의 입주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주차장 시설 개선 등을 건의했다.
간담회를 마친 박 대통령은 민생현장 점검 차원에서 시장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온누리상품권으로 새송이버섯, 디포리, 호박시루떡, 순대 등을 직접 구입했고,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정부는 이번 설 명절에 정부·공공기관 등을 통해 800억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을 판매, 전통시장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