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세력 '하늘' 접수... 두바이공항 세계 1위, 에미레이트항공도 승승장구

2015-02-10 14:08

[사진=에미레이트항공 홈페이지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중동지역의 공항과 항공사의 약진으로 전 세계 하늘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2014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공항이 국제선 여객 수에서 처음으로 선두에 올라섰다. 중동지역은 최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라는 리스크가 발생했으나, 두바이 공항은 유럽·아프리카·아시아 주요도시를 8시간 이내에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국제선 이용객들을 사로잡았다.

두바이 공항의 2014년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보다 6.1% 증가한 7047만 명을 기록했다. 아시아·호주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노선 중 두바이를 경유하는 여행객이 급증한 덕분이다. 여객 수 증가에는 중동 최대 항공사이자 두바이공항을 근거지로 둔 에미레이트항공을 비롯해 에티하드항공, 카타르항공 등이 기여했다.

국적별 이용자는 서유럽 승객들이 가장 많았고, 아시아와 북미가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동아시아에서 아프리카로 갈 때 두바이공항을 경유하는 경우도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공항은 올해 국제선 이용객이 790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돼 ‘허브 공항’의 지위를 확고히 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흐메드 빈 사에드 알 막툼 두바이공항 회장은 성명을 통해 "두바이 공항을 세계 항공업계의 중심이 되도록 육성할 것”이라 언급했다.

반면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영국 히드로 공항은 2014년 국제선 여객 수가 6810만 명에 그치면서 2위로 밀려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에 대해 공항을 풀가동했으나 시설 등이 부족해 증가하는 여행객을 수용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10일 전했다. 히드로 공항은 영국 정부에 대해 활주로 확장을 신청 중이나 승인이 나더라도 완성까지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UAE 국영 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은 급속한 노선확장과 공항 설비에 대한 투자 등 국가 지원도 한 몫 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초대형 항공기 에어버스 A380과 대형기 보잉777를 가장 많이 보유한 항공사다. 초대형 항공기를 이용해 전 세계 여객 수요를 모두 흡수하고 있다.

UAE 국영 에티하드항공은 이탈리아 항공사 알이탈리아항공과 독일 에어베를린에 투자하면서 유럽노선의 개척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카타르 국영 카타르항공은 지난 1월말 영국 브리티시에어웨이스 산하 인터내셔널에어라인스그룹(IAG) 주식 10%를 취득해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카타르항공은 IAG를 통해 서방 개척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런던과 뉴욕 등 북미지역 주요도시를 잇는 항공노선은 미국과 유럽 항공사가 독점하는 주요 노선이지만 카타르 정부는 히드로공항 주식의 20%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점을 이용해 북미지역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동 항공사에 밀린 독일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KLM항공은 실적이 악화됐다. 저가항공사(LCC)에 대한 투자를 늘려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승무원들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노선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