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반부패 외치는데..." 초호화판 술잔치 벌인 '간큰' 국유기업
2015-02-10 11:00
중량그룹, 20만~30만 위안어치 와인시음회 논란…"규정 위반사실 없다" 해명
중국 최대 국영 농식품기업 중량그룹(中粮集團·COFCO) 산하 주류수출 업무부처 직원들이 지난달 윈난(雲南)성 관광 휴양도시 다리(大理)의 한 고급 골프 리조트 호텔에서 와인시음회를 열고 20만 위안(약 3500만원)어치에 달하는 초고가 와인들을 흥청망청 마셨다고 중국 중앙인민방송국(CNR)이 9일 폭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중량그룹 직원은 와인시음회 이후 자신의 웨이보에 마고, 피숑 바롱, 샤토 라스콩브, 샤토 랭쉬 바쥬 등 자신이 시음한 값비싼 와인 리스트를 공개하며 “이날 20만 위안어치 술을 마셨다”는 글을 올렸다.
이 자리에서 사회을 맡았다는 또 다른 직원도“역대 진행한 시음회 중 가장 사치스러웠다”며 “28명이 참석해 30만 위안어치 술을 마셨다. 1인당 1만 위안(약 174만원)어치 와인을 마신 셈”이라고 온라인에 글을 올렸다.
이날 중량그룹 직원들은 초호화 와인파티를 벌인 것 외에도 숙박료·음식가격 모두 중국 당국이 규정한 ‘8항규정’을 초과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8항규정이란 호화 연회 금지, 회의 간소화, 보고체계 개선, 출장 제한, 교통 통제 축소 등을 내용으로 한 공직윤리규정이다. 지난 2012년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가 취임하자마자 제창했다.
중량그룹이 그동안에도 자주 초호화판 술판을 벌여온 정황도 포착됐다. 한 중량그룹 관계자는 “주류 수입업무 부처에서는 간부들과 직원들, 그리고 일부 주류 대리상들이 모여 수시로 술 파티를 개최한다”며 “항공료·숙박비는 모두 중량그룹에서 대는 데 약간 혈세를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초호화 와인파티가 논란이 되자 중량그룹 측은 이번 와인시음회는 정상적인 회사 업무활동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중량그룹은 조사결과 12만 위안의 예산이 책정된 이번 와인시음회에서는 숙박·음식·주류· 차량 회의실 임대 등 모든 비용으로 10만 836위안을 사용해 8항규정 위반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