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기업 '슈퍼갑의 횡포'...대리상에게 유학비 관광비 떠넘기기, 성접대 등
2015-02-06 17:34
중앙기율검사위 순시조 감찰결과 공개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가족 명의로 회사 차려놓고 일감 몰아주기, 대리상들에게 유학비용 관광비용 부담지우기, 협력업체로부터 취업알선과 성접대 받기, 비자금 수수…. 중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휘둘러온 국유기업들의 '슈퍼 갑질' 일부가 공개됐다.
중국공산당 최고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6일 자체 홈페이지에 2014년 3차 반부패 순시활동 결과 일부를 공개했다. 기율위는 순회 감찰팀인 순시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문화부, 환경보호부, 중국과학기술협회, 전국공상연합, 중국국제라디오방송국, 남방항공, 중국선박, 차이나유니콤, 중국해운, 화뎬(華電)그룹, 둥펑(東風)기차, 선화(神華)그룹, 시노펙 등 13개 부서와 국유기업을 대상으로 2014년 3차 순시활동을 벌였다. 감찰활동은 1개월여 지속됐다.
중국 2위 통신업체인 차이나유니콤의 경우 일부 경영층 인사들이 직권을 이용해 대리상, 공급상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거나 성접대를 받았다. 어떤 이들은 가족이나 친구들을 내세워 이익을 취했으며, 자녀들의 유학비용을 대납시키거나 취업 알선을 받는 등 비리를 저질렀다. 유가증권이나 사치품을 뇌물로 받고, 골프비용이나 해외여행 비용을 대리상이나 공급상에 부담지우기도 했다.
조선업체인 중국선박에서는 일부 기업인들이 가족을 내세워 기업을 차리게 한 후, 가족기업으로 하여금 관련 부품을 납품케 하는 식으로 이익을 편취했다. 가족기업은 장기적으로 부품 납품회사 지위를 누렸다. 부품업체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편취한 정황도 포착됐다. 기아차의 중국내 파트너업체인 둥펑기차의 경우 역시 일부 간부들이 가족을 내세워 기업을 차리게 한후 둥펑그룹과 거래를 하도록 했다.
국내 1위 석탄기업인 선화그룹의 경우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포착됐다. 일부 간부들은 이익집단을 만들어 석탄가격 편차를 이용해 착복했다. 중앙기율위의 지적에 창샤오빙(常小兵) 차이나유니콤 회장은 "정곡을 찌른 것으로 (지적사항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며 "자체적으로도 정밀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