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신권 구하기 전쟁 시작

2015-02-10 07:29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설 명절을 앞두고 신권 구하기 전쟁이 시작됐다.

시중은행들은 이르면 11일부터 설 명절에 세뱃돈으로 쓰일 신권을 교환해 줄 예정이다. 일부 지점에서는 '11일부터 12일까지 신권을 나눠드립니다'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출입문이나 현금입출금기(ATM) 주변에 붙여놨다. 농협은행은 지점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만원권은 1인당 20만원, 5만원권은 50만원의 한도를 둘 예정이다.

신권을 확보하려는 고객들은 서둘러야 한다. 농협은행 각 지점이 본사로부터 확보하는 신권 물량은 1만원권은 2000만원, 5만원권은 1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통상 신권 배부일로부터 이틀도 못 돼 신권이 바닥난다.

국민은행은 국내 최대의 영업망을 가진 은행답게 신권 배포액도 많다. 지점마다 적게는 2억원, 많게는 4억원의 신권을 확보한다. 1만원권의 경우 작은 지점도 4000만~5000만원씩 가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금방 소진된다.

고객들의 신권 요구에 시달리다 못한 일부 지점에서는 다른 지점에서 신권을 빌려오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화폐를 발행하는 한은은 올해 설 신권 수급 사정이 작년보다는 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만원권의 신권 발행물량은 1조1000억원으로 다르지 않지만 상·하반기 물량 배정을 작년(5대 5)과는 달리 6대 4로 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설이 낀 상반기에 수요가 많아 올해는 상반기 배정 비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만원권 부족 현상은 한은의 화폐 교환 창구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한은 전북본부 창구는 평소 1만원권을 1인당 100만원까지 교환해줬으나 지난 6일부터 50만원으로 한도를 줄였다.

한은은 손상권 교환 등을 위해 16개 본부별로 화폐교환창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본부별로 한도는 다를 수 있지만 신권을 바꿔준다. 서울지역을 관할하는 한은 본부(남대문)의 경우, 한도는 1만원권 50만원, 1000원권 50만원, 5만원권 100만원, 5000원권 100만원 등이다.

한편, 한은은 '세뱃돈, 깨끗한 돈이면 충분합니다'라는 포스터를 제작해 금융기관과 시·도 및 시·군·구청 등의 공공기관에 배포했다. 명절 때마다 크게 늘어나는 신권 수요에 맞춰 새돈을 찍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발권비용을 절약해보자는 차원에서다.

과거 봉투에 '돈을 깨끗이 사용합시다'라는 문구를 넣은 적은 있었지만 포스터 제작은 이번이 처음으로, 관련 캠페인은 설 연휴 전후까지 지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