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빼내는 외국인 사는 주식도 있다
2015-02-09 17:11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외국인이 올해 들어 코스피 주식을 6000억원어치 이상 팔아치웠으나, 사들이는 종목도 적지 않다. 달러화 강세로 전반적으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사자로 돌아설 경우 이런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글로비스로 이날까지 27거래일 만에 약 26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동안 현대글로비스 주식 385억원어치를 내다팔았지만, 대주주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4.8%)과 정의선 부회장(8.6%)이 가진 지분 13.39%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밝힌 다음 날인 6일에만 3804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국전력(1286억원)·삼성전기(1105억원)는 외국인이 1000억원 이상 산 종목에 올랐다. 금융업종 가운데 외국인이 1000억원어치 이상을 매수한 종목은 KB금융(1308억원)이 유일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 매수상위 목록에 가장 많이 들어간 업종은 정유·화학이다. 외국인은 LG화학, 롯데케미칼, SK이노베이션을 매집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업종에 대해 "올해 초만 하더라도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최근 열흘 사이 약 20%나 상승했다"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결과"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순매수했다고 주가가 다 오르지는 않았다.
주가가 같이 뛴 것은 정유·화학업종이다. LG화학은 올해 들어 약 20% 상승했다. 롯데케미칼은 약 13%, SK이노베이션도 20% 뛰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도 각각 약 9%, 22% 올랐다.
반면 올해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들어 약 20% 하락했다. 삼성물산과 현대차도 각각 6%, 7% 넘게 빠졌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에 대해 "대주주 지분매각으로 물량출회 우려가 있었지만,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오는 14일부터 적용하는 새 공정거래법에 따른 과징금 리스크를 (지분매각으로) 해소했기 때문에 재차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