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큰 부장관 "사드배치 앞서 한국과 완전히 협의할 것"

2015-02-09 14:58
"사드, 방어적 목적이며 북한 위협 대응목적…결정도 없고 논의도 안돼"
"북한 진정성 보일 때까지 대북압박 중요…올해말 박근혜 대통령 방미기대"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사드에 대해서는 결정이 없고 활발한 논의도 없다. 사드는 순전히 방어적이고 그것은 전적으로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사드에 대한 언급은 모두 시기상조(premature)다. 만약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면 한국과 완전한 협의가 있을 것이다"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9일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용 외교부 1차관과의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비핵화로 되돌아가는데 진지하다는 점과 믿을 수 있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그것(대화)에 대해 열려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또 '한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대한 입장을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사드 문제는 매우 분명하다"면서 "사드에 대해서는 결정이 없고 활발한 논의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드는 순전히 방어적이고 그것은 전적으로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그러나 결정이 안됐기 때문에 이것(언급)은 모두 시기상조(premature)다. 만약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면 한국과 완전한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 질문 좀 그만...'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9일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 계속 질문을 던지자 생각에 잠긴 모습. [사진=김동욱 기자]


그는 "부장관으로서 내 첫 출장지와 첫 일정이 각각 동북아와 서울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면서 "그것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부 장관이 이 지역과 한미 관계에 부여하는 중요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동맹은 매우 강하다"면서 "우리는 올해 말(later this year)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환영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그는 한일관계와 관련, "한일 양국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라면서 "양국 관계는 양국간 문제이지만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양국관계가 가능한 한 강해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와 관련, 그는 "우리는 한일 양국이 마주한 어려운 문제를 헤쳐나가길 계속해서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블링큰 부장관은 조 1차관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북핵 문제와 지역 정세, 국제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남북대화 제의에 응답하지 않는 북한이 최근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며 북미대화 거부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무력시위 조짐을 보이는 것과 관련, 한반도 정세 관리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북한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간 이번 협의는 지난달 말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의 방한과 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담에 이은 한미 고위급 연쇄 협의다.

한중일 순방차 취임 후 처음으로 전날 방한한 블링큰 부장관은 10일 중국으로 출국한다.

블링큰 부장관의 이번 방한에는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동아태 부차관보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