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주한 미대사 "남북대화, 조건 붙이는건 북한쪽"

2015-01-27 18:00
"대북정책 양국이 긴밀히 공조, 오바마 행정부 6년간 한국과 나란히 왔다"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저와 제 가족이 한국에 거주한지 90일 정도지났는데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로 큰 경험을 했습니다. 2015년에도 한미 양국은 좋은 모멘텀을 유지할 것입니다. 2014년초 윤병세 장관이 워싱턴 방문해 양국간 여러 현안을 조율했던것 처럼 2015년에도 양측이 좋은 출발을 하는 측면에서 웬디 셔먼 차관보가 방한합니다. 그의 임무도 역시 양국간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27일 오후 외교부 출입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동안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는 시종일관 유쾌하면서 자신감이 넘쳤다. 양국간의 관계에 대해 말할때는 더욱 그랬다.

그러나 북한과의 현안, 특히 백악관의 결정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자신을 임명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배려로 보였다. 그는 '대사와 대통령 둘만 아는 비밀' 이라고 설명했다.

얼마전 그의 가족에는 한국식 중간 이름을 가진 아들 세준이 태어났다. 인터뷰 말미에 리퍼트 대사는 "엄마와 아이 모두 건강하고 몹시 행복한데 아이가 조금 더 잠을 잤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며 웃었다.
 

마크 리퍼트 대사와 그의 애견 그리스비. [사진=외교부 기자단]


다음은 마크 리퍼트 대사와 일문일답.

-미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있다고 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정권 붕괴론을 최근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목표를 명확하게 밝혀줄 수 있나.

리퍼트=일단 저희의 기본적인 원칙부터 말씀드리면 오바마 행정부 6년 동안 각 단계마다 한국과 함께 나란히 서서 왔다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매우 중요한 목적이다. 그 다음으로는 민주적으로 선출되고 자유시장경제, 인권을 존재하는 통일된 정부가 중요하다. 한반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경제적·문화적 역동성으로 혜택을 받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북아 안보에 한미일 3자 협력이 중요한데 한일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인데 미국은 어떤 역할을 생각하는지.

리퍼트=첫번째로 질문을 통해서 말한대로 한일관계가 좋아야 이 지역 다른 동맹국에게도 좋다라는 것이다. 두번째로 미국은 (한일관계 개선이)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번째로는 우리 역할은 양국을 공식적으로 중재하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양국의 지도자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게 우리 역할이다.

박대통령이 3국간의 외교부장관 회담을 제의했고 이것은 나중에는 3자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건설적 조치라고 생각한다. 한일간에는 지금까지 여섯차례 국장급 대화가 있었고 우리 역할은 계속해서 격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대화를 통해서 한국 국민과 정부가 만족 할 만한 결론이 나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자 민주국가이기 때문에 양국이 진정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아베 총리가 종전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담화에 과거사를 반성했던 역대 내각 담화의 키워드를 뺄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한 대사의 견해가 무엇인가.

리퍼트=미국은 고노담화, 무라야마담화를 계속 지지한다는 입장을 말씀드리고 싶다. 이 두 담화는 한일간 현안과 관련해 밑받침되는 중요한 담화라고 믿고있다. 

-남북대화 재개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야 한다고 보나. 한국의 핵능력 고도화에 대한 대사의 평가를 듣고 싶다. 추가로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때 유엔제재 위반인지에 대한 입장도 궁금하다

리퍼트=첫째로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대화와 관련해 워싱턴과 서울 사이에는 빈 틈 없이 생각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남북 대화의 속도나 범위가 문제되지 않는다.

두번째로는 핵무기와 핵개발에 대한 평가는 미국의 정보 당국이 내어놓은 평가를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여전히 우리는 북핵 프로그램의 진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포괄적인 외교적 노력은 물론이고 경제적 제재, 다자 및 양자 측면에서의 제재,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만한 억지 및 방위 조치를 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재에 대해서는 제재 해석 전문가가 아니라서 공식적인 답변은 국무부 법률 담당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 한국 정부나 박 대통령은 조건없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번에는 북한이 조건을 붙이는 편이다.

목표 자체가 남북대화의 재개라면 우리가 보기엔 한국은 준비가 돼 있는데 북한쪽에서 조건과 여건을 붙이고 있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문제에 대한 대사의 견해는.

리퍼트=사드와 관련해서는 한미간 공식적인 협상은 전혀 없었다. 청와대, 외교부, 국방부 등 모든 미팅에서 이 문제가 제기된적이 한번도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사드는 한국 정부의 대화 파트너와 논의하는 이슈가 아니다.

두번째로는 어떤 군사적 능력을 한국에 도입할 때는 양국 정부가 긴밀히 협의한다는 것이다. 사드는 전혀 그런 시점에 있지 않다.

사드 자체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굉장히 좋은 시스템이다. 그래서 아시아 태평양의 미국의 허브라고 할 수 있는 괌에 여러가지 자산들을 보호하기 위해 괌으로 사드를 옮긴 것이다.

물론 여타 다른곳에도 사드가 있다. 탄도미사일로부터 미국의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매우 효과적인 방어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 한국의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가입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리퍼트=첫번째 미국과 중국간의 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답변을 드리고 싶다. 우리는 좋은 한중관계를 원하고 지지하고 있다. 한·중, 중·미, 한·미간의 관계에서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 이 지역의 번영과 평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로 한미관계를 다른 관계와 비교하지 않는다. 이것은 군사동맹 관계에 기초한 것으로 공통의 희생에서 시작됐다. 방위분야에서 시작해 다양한 분야의 적극적이고 왕성한 관계로 발전했다.

구체적인 질문 두가지에 대해서 사드는 공식적인 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 내려야 할 결정도 없다. AIIB의 경우에는 한국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미국은 은행으로써 환경이나 투명성 같은 분야에서 수준이 높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책임질 수 있는 적합한 방법으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게 미국의 입장이다.

-미 국무부가 한국내에서 ‘종북 논란’이 제기된 미국 시민 신은미씨의 강제 출국과 관련해 신씨에게 적용된 국가보안법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같은 입장 표명의 배경은.

리퍼트=국무부에 여쭤봐야 할 것 같다. 국무부가 이 문제에 대해 말씀드린 것 외에 별도로 말할 사안이 없다.

-대사는 부임이후 활발한 ‘트위터 외교’를 하고 있다는 평인데 본인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대사상이 있나. 오바마 대통령과는 얼마나 자주 통화하나.

리퍼트=(크게 웃으며)이상적인 대사상 이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양국관계에 대해 헌신적이고 열정을 갖고 잇는 사람이 와야하고 한국과 미국에 좋은 사람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인적관계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고 이것이 제가 접근하는 방법이다.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이 행운이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많이 없기 때문에 늘 '한미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매일매일 접근하는 방법이 그렇다.

대통령과 저 개인 사이에 있는 일을 그 둘만 안다는 오랜 전통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저를 이 자리에 앉혔기 때문에 다른 데 보낼 수 도 있는 것이다. 둘만의 일은 둘만 안다는 전통을 지키고 있다.

-쿠바와는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 북한과 쿠바는 닮은 면을 갖고 있는데 미국에 있어서 쿠바와 북한의 차이점이라면.

리퍼트=지난 6년동안 미국 행정부는 진지한 자세의 대화자가 예를들어 쿠바, 이란, 미얀마 등이 협상 테이블에 나온다면  미국 정부는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북한은 진지한 대화자세를 갖고 있지 않다. 최근에 보았듯이 남북대화에서도 조건과 여건을 붙혔다. 핵실험도 도발행위를 했다. 국제적인 제재를 받게 되었는데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CVID)로 이어질 수 있는 믿을 만한 준비가 돼 있다면 (쿠바나 이란의 사례처럼) 미국도 대화에 임할 자세가 있다

-북한의 진정성 부분이 검증되면 대사님이 직접 방북할 뜻 있나?

리퍼트=거기에 대해서는 드릴말씀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