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만에 ‘경주 서봉총Ⅰ(유물편)’보고서 발간

2015-02-05 16:18
국립중앙박물관, 1926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박물관 조사 이후 첫 간행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발굴된지 88년만에   ‘경주 서봉총Ⅰ(유물편)’이 책자로 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2013년부터 추진 중인 일제강점기자료 조사보고 사업의 열세번 째 성과물로 보고서를 발간한 것.

 서봉총은 1926년도에 조선총독부박물관의 고이즈미 아키오(小泉顯夫)에 의해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당시의 조사는 순수한 학술적 성격은 아니었고 경동철도慶東鐵道의 경주 정차장 개축에 필요한 토사를 채취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발굴 이후 서봉총의 유구와 유물은 발굴조사자인 고이즈미 아키오에 의해 보고서가 간행되었어야 하지만 고이즈미는 일본으로 돌아가는 1946년까지도 보고서 간행을 하지 못했다.

 이후 서봉총 유물들은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보관되었으며 출토 유물과 유리 건판 사진 등을 중심으로 발굴 88년 만인 2014년도에 유물편 보고서를 간행하게 되었다. 유구편 보고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준비 중인 재 발굴조사 이후 후속하여 간행할 예정이다.

 경주 서봉총은 경주 대릉원 옆 노서동 고분군에 위치하며 봉황 장식이 붙은 금관이 출토된 것으로 유명하다. 노서리 129호분이라고도 불린다.

 서봉총에서 출토된 유물 중 가장 잘 알려진 금관은 가운데에 세 마리로 이루어진 봉황 장식이 붙어 있어 다른 신라 금관과 명확하게 구별된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 금관은 고이즈미 아키오가 평양부립박물관장으로 부임한 이듬해인 1935년도에 당시 평양 기생의 머리에 씌워 사진을 찍은 사실이 1936년도에 신문지상을 통해 보도되면서 큰 충격을 주기도 하였다.
 

[ 1934년도에 촬영한 서봉총 금관 사진]


 이번 보고서에는 금관을 비롯한 573건 유물의 도면과 사진을 수록하였다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국립중앙박물관이 설명했다. 특히 금관을 비롯한 금제품을 상세히 조사하고 보고하였는데 모든 금제품은 순도 분석을 실시해 그 결과를 부록으로 담았다. 특히 금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금관 모습이 1926년 출토 당시의 모습과 다른 점을 확인하게 되었고 이를 근거로 금관의 교정 필요성을 제기한 것도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사 이후 88년만에 발간하는 이 보고서가 신라 마립간 사회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며 "오는 4월 21일부터 ‘다시 보는 신라 고분, 서봉총(가제)’테마전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