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뚝섬 부지 빅딜]강남엔 마이스-강북엔 오페라하우스, 강·남북 균형발전 밑그림
2015-02-05 16:21
정원오 성동구청장 "뚝섬 부지에 오페라하우스 지어 기부채납" 제안
박원순 시장 정치 참모 임종석 부시장-정 구청장 정치적 동지...적극 검토
박원순 시장 정치 참모 임종석 부시장-정 구청장 정치적 동지...적극 검토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한전 본사부지 개발에 따른 기부채납을 뚝섬 삼표레미콘 부지로 대체하는 이른바 빅딜 구상은 강·남북 균형발전과 궤를 같이하면서 구정 이후 본격화될 시와 현대차간의 사전협상 단계에서 유력한 대안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번 빅딜 구상은 뚝섬 부지 관할 지자체인 성동구의 제안으로 비롯됐다. 현대차가 2조원을 투자해 뚝섬 삼표레미콘 부지에 100층 이상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짓겠다는 프로젝트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서울 도심 주요 부지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하면서 구체화 되다, 보궐선거로 박원순 시장으로 바뀌면서 무산됐다. 서울시가 뚝섬 개발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적은 없지만 초고층 개발에 부정적인 박원순 시장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후 현대차의 GBC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지난해 4월 삼성동 코엑스~한전부지에서 잠실 종합운동장을 잇는 지역을 전시와 국제컨벤션,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이른바 마이스(M·I·C·E) 중심으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과 맞아떨어지면서 재추진됐다. 현대차는 결국 한전부지를 10조원에 낙찰받아 GBC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것에 한발더 다가섰다.
이런 가운데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빅딜 방안을 제안하면서 서울시에서는 강·남북 균형 발전 차원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뚝섬 부지로의 대체 기부체납 방안이 수면아래서 논의 돼 왔다.
정 성동구청장은 지난해 6월 당선 이후 민심 수습 차원에서 뚝섬 부지에 오페라하우스를 본딴 복합문화공간을 추진해 오다, 한전부지 개발이 본격화 하면서 기부채납과 연결 지은 개발 계획을 서울시에 제안했다.
정 구청장은 "한강에 남아 있는 노른자위 땅인 이 곳에 공연장과 도서관 등 문화예술시설이 들어가는 오페라하우 등 랜드마크적인 시설을 건립, 서울숲-뚝섬 선착장-응봉산으로 연계되는 관광코스를 개발하면 서울강남북 균형개발 취지에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부지의 공공기여분으로 성수동 옛 삼표레미콘부지가 선택된다면 강남구에는 비즈니스 중심의 마이스 산업이, 성동구에는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인프라 등에 대한 밑그림이 가능해진다.
시 관계자는 "공공기여는 자칫 잘못하면 어느 일방에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사전협상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강·남북 균형발전이라는 대의적 관점에서 이같은 방안에 대해 법적 가능성이나 도시계획상의 특성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법적 검토를 하는 과정에서 대체 기부채납에 대한 부정적인 해석도 물론 나왔다. 강영진 법무법인 중원 변호사는 "서울시가 기부채납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시 전체로 기부채납의 범위를 확대하게 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면서 "다만 기부채납이라는 입법 취지가 개발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정비기반시설을 제공함으로써 해결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취지가 명확하지 않은 이상은 파생되는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남북 균형발전은 현재 시의 역점사업 중 하나다. 최근 시는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프로젝트를 2017년부터 3단계로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창동·상계 지역이 개발되면 8만개 일자리 창출효과와 약 10조원 경제 투자효과가 기대된다. KTX 연장과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로 강남북간 교통시간이 10~20분대 단축효과, 잠실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