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익기자의 부동산인더스토리]박원순·임종석-정몽구의 ‘한전-뚝섬부지 빅딜’ 구상 배경은?
2015-02-05 16:18
왜 경평축구와 한강인가?...통일·경제 활성화 이슈는 대권 주자의 필수 과제
정원오 성동구청장 처음 제안, 성동구 기반 임종석 정무부시장 적극 건의
정원오 성동구청장 처음 제안, 성동구 기반 임종석 정무부시장 적극 건의
아주경제 김창익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의도했든 아니든 그의 발걸음은 이미 2017년 대선가도를 향해있어 보인다.
대권 도전자가 유권자의 표심을 얻는 두 가지 핵심 이슈는 경제와 안보다. 분단 한반도의 특성상 안보는 곧 통일 문제와 동의어다.
박 시장은 두 가지 이슈에 모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잇따라 내놓은 가운데 서울시도 최근 전세안정대책 등 민생안정 대책을 쏟아 내고 있다. 1000만 서울 시민을 먹여살리는 지자체 장의 입장에서 전세난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2017년 대선 전 두가지 이벤트가 실현될 경우 박 시장은 통일 관련 이슈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정작 박 시장 본인은 대권 도전에 대해 확답을 한 적이 없지만, 그의 시선은 이미 2017년 12월 달력에 머물러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삼성동 한전부지-성수동 뚝섬부지 빅딜도 이같은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슈인 경제 활성화의 범주에서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대권 가도에서 이와 관련된 박 시장의 발자국은 이미 여러개가 찍혔다. 대표적인 게 현대차의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부지 개발 사업이다. 표면상으로는 현대차그룹의 민간 사업이지만, 개발 사업의 밑그림은 서울시와 현대차가 합의해 그리고 있다. 기본 틀은 서울시가 짜놓았다. 땅값만 10조원을 넘는 초대형 사업으로 강남권 주민은 물론, 서울 전체 시민의 표심을 잡는 마중물이 되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강북권 시민의 표심이다. 특히 성동구 성수동의 경우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충돌한다. 한전부지에 건설하려는 115층 짜리 빌딩(GBC)은 당초 현대차가 성수동 뚝섬 삼표레미콘 부지를 배경으로 청사진을 그린 사업이다.
대체 기부체납 방식을 통한 한전부지와 뚝섬부지간의 빅딜 구상은 박 시장 입장에선 성동구의 박탈감을 달랠 아주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있다. GBC를 건설하려던 부지에 GBC 개발 사업에서 나오는 기부채납 재원을 바탕으로 오페라하우스를 짓는다는 것은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가 막힌 묘수다.
이번 구상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치적 참모로 낙점된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깊은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정치적인 해석은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
성동구는 16·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임 정무부시장의 지역기반으로, 이번 구상을 처음 제안한 인물인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임 부시장의 보좌관 출신이다. 빅딜 구상이 성동구의 민심을 배경으로 싹을 틔운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번 빅딜은 서울시와 성동구, 현대차 등 3자간에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단 한전부지의 기부채납으로 건설될 기반시설이 강남구가 아닌 성동구가 된다는 점에서 해당 지자체인 강남구가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에 대한 특혜시비를 차단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박원순 시장의 묘수 풀이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