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에 투자한다"… 웹툰ㆍ캐릭터 열풍에 관련주 훨훨

2015-01-28 16:30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 서울 서초구에 사는 김유진 씨(21)는 최근 다음카카오 웹툰인 '양말도깨비' 캐릭터 인형을 구입했다. 그는 "다 큰 어른이 인형을 사면 의아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좋아하는 웹툰 캐릭터"라며 "1차 판매 때 품절돼 2차에 겨우 구했다"고 말했다.

웹툰이나 모바일메신저 캐릭터가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 증시에서도 발 빠르게 사업에 뛰어든 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한국콘텐츠진흥원ㆍ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웹툰 부가가치와 해외수출은 2015년 2275억원에서 2018년 3708억원으로 63%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이미 주요 콘텐츠업체는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자사 캐릭터와 소비자 간 접점을 늘려 인지도를 끌어올린다는 의도다.

다음카카오는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틱'에 200만 달러를 투자해 국내 웹툰 80여편을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마블 코믹스가 만든 '어벤저스: 일렉트릭 레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네이버는 2014년 7월 '라인웹툰'을 출시하고 영어와 중국어, 태국어로 우리 웹툰을 번역해 소개했다. 이뿐 아니라 네이버는 세계 각국에서 작가를 발굴해 작품을 연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웹툰스튜디오'를 통한 웹툰 캐릭터사업 지원에도 나섰다.

두 기업은 모바일 메신저 캐릭터사업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 매장을, 네이버는 자회사인 라인주식회사를 통해 '라인' 캐릭터 상품을 파는 '라인스토어'를 운영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일본에서 한국이나 일본 인기작품을 볼 수 있는 웹툰 플랫폼 '코미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는 캐릭터를 이용한 애니매니션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키런 개발사인 데브시스터즈는 최근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약 60억원을 캐릭터 사업에 쓰기로 했다.

2007년 '유후와친구들' 캐릭터를 출시한 오로라는 2013년 세계적인 라이센싱 전문업체인 독일 심바와 계약을 체결하고 해외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지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로라에 대해 "1월 '유후와친구들' 시즌 3 방영을 시작으로 '사파리'나 '트레져' 시리즈로 캐릭터를 확대할 것"이라며 "올해는 전 세계 캐릭터 완구시장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가도 괜찮다.

네이버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만3000원(1.70%) 상승한 77만7000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9% 넘게 올랐다. 다음카카오는 같은 날 2.81% 오른 15만7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상승률은 27% 이상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4일 연속 상승하며 이날 하루에만 2% 넘게 뛰었다. 선데이토즈와 데브시스터즈도 올해 들어 각각 약 8%, 14% 올랐다. 같은 기간 오로라도 11% 넘게 상승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캐릭터산업 발전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캐릭터가 '바비인형'을 제치고 미 성탄절에 여자아이가 원하는 선물 1위에 오른 게 대표적인 예"라고 전했다.

한 연구원은 "다양한 플랫폼과 소비자를 통해 산업 연관효과도 커지게 된다"며 "웹툰과 같이 온·오프라인을 연동시킨 캐릭터시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