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정부가 주택기금을 활용해 대형 건설사가 참여한 기업형 임대 공급에 나섰다. 첫 사업지로 선정된 인천 도화지구에는 2000가구(전용 59~84㎡ 규모) 임대료가 보증금 5000만~9000만원 선이고 월세 40만~60만원대에 책정된다. 하지만 임대시세가 주변보다 크게 비싼 편이어서 입주자 모집 시 논란이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인천도시공사가 보유한 인천 도화동 도화지구 5블록, 6-1블록을 기업형 임대 첫째 사업으로 정하고 2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이곳에서는 주택기금·인천도시공사와 우선협상대상자인 대림산업이 공동 출자해 임대주택 약 2000가구를 짓게 된다. 공공임대용지인 6-2블록은 공공임대 500가구도 추가로 공급한다.

주택기금은 우선주로 참여하여 보통주 출자자와 타인자본을 연결한다. 인천도시공사는 토지를 매각하고 보통주로 민간 보통주와 리스크를 분담한다. 건설투자자 대림산업은 시공과 보통주 출자 및 임대주택 관리·운영을 맡는다.

인천도시공사와 대림산업은 3월 중 리츠를 설립하고 주택기금 출자를 받아 부지를 매입한 후 9월에 착공과 입주자 모집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도화지구 외에도 9월 지방 이전을 앞둔 도로교통공단의 신당동 본사 부지를 매입해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도로교통공단은 국토부 요청에 따라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해당 부지 사업자를 선정해 임대주택 1000여가구를 공급할 방침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부지 동탄2신도시 내 분양용지에 2114가구를 공급한다. 사업자 공모 기준을 마련해 5월 중 공모를 실시하고 연내 착공키로 했다. 단기간 내에 주택 공급이 가능한 연립·단독주택 용지를 공급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단독주택 용지의 경우 연립용지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기업형 민간임대 시장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초기에 참여하는 사업자에게는 기금의 요구수익률 인하하고 보통주 출자 등의 추가 인센티브도 검토 중이다.

한편 도화지구의 경우 예상 임대료 수준을 놓고 논란이 일 조짐이다. 국토부가 예상하는 전용면적별 임대료(보증금 및 월세)는 △59㎡(333가구) 5000만~6000만원, 40만원 중후반 △72㎡(556가구) 6000만~7000만원, 50만원 초중반 △76㎡(679가구) 6000만~7000만원, 50만원 초중반 △84㎡(222가구) 7000만~8000만원, 50만원 초중반 △89㎡(170가구) 8000만~9000만원 60만원 초중반이다.

하지만 이 지역 일대 아파트 월세 시세는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도화동 도화 신동아파밀리에는 전용 84㎡가 보증금 3000만원에 월 60만원에 임대시세를 형성했다. 인근 동구 송림동 동산 휴먼시아의 경우 전용 59㎡가 보증금 3000만원, 월 60만원선이다.

전용 84㎡ 기준으로 인천 지역 전월세 전환율(6.9%) 을 적용한 순수월세로 계산했을 경우 도화 신동아파밀리에는 약 77만원이지만 기업형 임대는 93만원으로 16만원 가량 비싸다.

단 현재 도화동 일대는 전세 뿐 아니라 월세 매물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지역 D공인 대표는 "아파트 뿐 아니라 원룸도 월세 매물도 나오는 대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겨울방학 내 원하는 가격에 월세 입주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대형 건설사가 임대관리를 맡는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결국 수요자에게는 임대료가 관건"이라며 "공급자 입장 외에도 수요자인 세입자들을 위한 대책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