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늘의 연애’ 문채원 “제 나이면 이승기 같은 남자 만나야죠”

2015-01-21 10:54

배우 문채원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배우 문채원은 1986년 생으로 이제 서른이다. 지난 2007년 SBS ‘달려라! 고등어’로 데뷔, 이후 드라마 ‘바람의 화원’ ‘아가씨를 부탁해’ ‘찬란한 유산’ ‘괜찮아 아빠딸’ ‘공주의 남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굿닥터’ 등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영화 주연 데뷔작인 ‘최종병기 활’이 747만여명의 관객을 모집하며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다.

연기자로서 바쁘게 지내온 탓인지 열애설 등 이렇다 할 스캔들이 없었던 문채원은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 ‘오늘의 연애’(감독 박진표·제작 팝콘필름)에서 원없이 연애를 했다.

‘오늘의 연애’는 18년 동안 친구로 지낸 준수(이승기)와 인기 있는 기상캐스터 현우(문채원)에 대한 현실 공감 로맨스 영화다. 매일 같이 밥을 먹고 데려다 주고 손도 잡고 위급할 때마다 도와주고 오피스텔 비밀번호까지 아는 사이지만 애인은 아닌 사이. 현우는 임자 있는 회사 선배(이서진)부터 연하남(정준영)까지 여러 남자를 만나고, 누구랑 사귀든 100일도 못 가 여자친구에게 차이는 초등학교 교사 준수는 그런 현우를 못마땅해 한다.
 

배우 문채원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남궁진웅 timeid@]

최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문채원을 만났다. 문채원의 이상형은 영화 속 배역 중, 실제로 누구에 가까운지 궁금했다.

“나쁜 남자에 끌릴 나이는 지난 것 같아요.(웃음) 많이 지났죠. 셋 중에 골라야한다면 이승기 같은 남자를 만나야죠. 너무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에 대한 경험이 있는데 그럴 나이는 지났죠. 나쁜 사람은 빨리 걸러지는 것 같아요. 사실 작품 속에서 준수가 가장 남자다운 캐릭터죠. 궁상 맞는 부분도 있지만요(웃음).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이라 더 몰입이 됐었요.”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문채원이 주사를 부리는 장면이다. 그렇게 리얼할 수가 없다. 실제로 술을 마시고 찍은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부르기도 했다. 문채원은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취한 사람들과의 술자리는 몇 시간씩 있어 봤다”는 그는 “엄마가 ‘너는 사람을 표현하는 일을 하니까 그런 자리에서도 관찰을 많이 해 봐’라고 조언해 주셨다. 덕분에 많은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진상도 그 중 하나다. 술 취한 사람과 오래 있다 보면 안 마셔도 취한다. 기분에 취하는 게 내 전문”이라며 웃었다.

문채원은 좀 더 사실 같은 연기를 위해 분장도 직접 했다. 분장용 볼터치가 아닌 붉은 계열의 립스틱을 눈 밑에 발랐다. 현우에 푹 빠져 지냈다. 하지만 문채원과 현우는 그리 많이 닮지는 않았다고.

문채원은 “이승기는 자신과 준수가 80% 이상 비슷하다는데 저는 현우와의 싱크로율이 20%도 안 되는 것 같다. 그래도 해 보고 싶었던 작품이다. 내면에 없는 캐릭터 연기에 대해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사실 로맨틱 코미디(이하 로코)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연기에 있어 개인적으로 비선호 장르라기보다는 관객의 입장에서 로코를 싫어했죠. ‘싱글즈’와 ‘엽기적인 그녀’는 정말 좋았는데 다른 많은 로코들이 성적인 부분으로 연관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스토리에 끌려가는 여주인공도 별로였어요. ‘오늘의 연애’는 로코의 전형적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아닌, 구수하고 인간적인 모습이 많아 관객들에게 다르게 기억되리라 생각했죠. ‘서른 전에 로맨틱 코미디 해 봐라. 더 늦으면 못한다’는 말에도 영향을 받았죠. 로코하는 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영화 속에서 현우는 동진(이서진)과 불륜관계다. 문채원은 불륜 연기에 대해 “부담은 없었다”면서 “주변 인물들이 많아 누군가 들어와서 밀어내는 게 있어서 편했던 것 같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서진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독특하시다”라고 이서진을 표현한 문채원은 “브라운관에서 봤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새우깡’ 대사를 놓고 처음엔 이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상당히 느끼하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극중 이서진은 문채원에게 “현우는 새우깡 같아. 자꾸자꾸 손이 가”라는 대사를 한다. “보통 배우들은 느끼한 대사를 느끼하지 않게 하려고 하는데 느끼하게 연기를 하시더라. 그런데 특유의 무언가가 있어 담백하게 다가왔다. 엄청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문채원의 대답에 좌중은 폭소했다.

실제로 문채원도 이성친구가 많을까?

“동성친구가 더 많아요. 이성친구도 있긴 하죠. 어떨 때는 동성보다 이성이 편할 때도 있어요. 오히려 동성친구보다 속마음을 털어놓기에는 이성친구가 더 편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이성친구는 유지하는 게 좋다고 봐요. 지금도 한 명 있어요. 힘든 이야기를 하면 달려와 주는 행동파 이성친구. 제가 앞에서 펑펑 울어도 오해하지 않을 사람이에요. 이성친구가 별거인가요? 썸 타는 것도 아닌 걸요?”
 

배우 문채원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남궁진웅 timeid@]


어떤 남성이 문채원 같은 이성친구가 힘들다고 부르는데 달려가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