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직장인, 바뀐 연말정산 신용카드공제 절세효과 5775원 불과

2015-01-21 06:46
납세자연맹, 여신금융협회 통계상 신용카드 등 사용 증가분 반영해 계산한 결과 발표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정부가 지난해 세법 개정을 통해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전통시장, 대중교통비 사용액이 늘어난 직장인에 한해 공제율을 10% 더 얹어 40%를 적용’키로 했지만 평균 수준의 카드를 썼을 때 92%의 직장인들이 개정세법에 따라 환급받는 세액은 6000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하반기에 이들 항목에 본인이 지출한 금액이 2013년 사용액의 50%보다 증가할 경우 신용카드를 제외한 체크카드 등의 소득공제율을 10% 높여 적용한다는 이 내용은 이해와 계산은 매우 까다로운 반면 절세효과는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21일 “연맹의 연말정산자동계산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2013년 대비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5%,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대중교통비, 전통시장 사용금액을 더한 금액’이 20% 각각 증가한 연봉 4000만원의 직장인이 개정세법으로 얻게 된 절세혜택은 고작 5775원에 불과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연맹의 계산에 따르면, 이 직장인은 지난해 본인과 부양가족이 각각 5:5 비율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등의 사용금액’을 전년(2013) 대비 190만원 늘렸다. 이에 따른 절세혜택이 최대 5775원인 셈이다.
 

[사진=아주경제DB]


만일 이 직장인이 190만원을 100%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결제하고,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았다면 최대 1만1550원의 절세효과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2014년 하반기 체크카드‧현금영수증 본인 사용액이 2013년 연간 총사용액의 50%보다 증가할 경우, 체크카드 등의 소득공제율을 종전 30%에서 40%를 적용하기로 2014년 세법 개정안에 반영했다.

그러나 세법개정에 따른 절세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우선 근로소득자 본인의 2014년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등’, ‘현금영수증 발급금액’ 등을 모두 더한 금액이 2013년 합계금액보다 증가한 경우에만 개정 세법에 따른 신용카드 소득공제 증가효과가 발생한다. 모두 더한 금액이 전년대비 줄었다면 개정 세법 적용대상이 안돼 절세효과가 전혀 없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통계에 따르면, 2014년 하반기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전년(2013년) 동기대비 매월 3~5%, 체크카드 사용금액은 매월 15~20%정도 증가했다.

특정 직장인의 카드 사용액 증가분이 이 통계상 증가분의 최고치인 5%(신용카드), 20%(체크카드 등)라고 봤을 때, 개정세법에 따라 세금 환급액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세자연맹이 계산해 본 결과, 과세표준이 4600만 원 이하인 92%의 직장인은 최고 5775원, 과세표준이 4600만원을 초과하는 직장인도 최고 1만4630원의 추가 환급을 받을 뿐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체크카드 등의 공제율 10%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효과 △전통시장 등의 세원투명화 효과 등 ‘개정 세법 기대 효익’보다 △기업 경리부서의 전산 교체 등 세무행정 비용 △기업과 납세자의 계산 및 신고서 작성 등 ‘납세협력비용’이 훨씬 크다는 지적이다.

연맹 홍만영 팀장은 “근로소득자들에게 절세혜택을 주는 것처럼 복잡하게 세법을 개정했지만 납세자가 실제 얻는 절세혜택은 거의 없고 회사 인트라넷을 통해 신용카드소득공제를 입력하는 데 큰 곤혹을 치르고 있다”면서 “기업도 프로그램 교체 등의 세무행정비용이 증가해 결국 기업과 직장인들만 전시․탁상행정의 희생양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