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OK시골] 전원주택 개발 '보유효과' 조심해야

2015-01-14 14:55

[김경래 OK시골 대표]

사람은 물건이든 사회적 지위든 일단 무엇인가 소유하면 그것을 갖기 전보다 훨씬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을 행동경제학에서 '보유효과'라 정의한다. 토지나 전원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경향이 다른 물건보다 좀 더 심한 것 같다.

시골에 소유하고 있는 땅을 택지로 개발해 분양을 하고 싶다며 찾아오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면적이 넓어 잘 팔리지 않는 땅을 소규모로 개발해 덩치를 줄여서 팔면 쉽게 팔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개발이익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란 생각을 하고 덤빈다. 하지만 시골 땅을 개발해 택지를 만드는 일이 쉽지 않다. 설계를 하고 서류를 꾸며 허가를 받아야 하며 기반공사를 해야 하는 등의 과정이 만만치 않다. 비용도 많이 발생한다. 분양을 하려면 광고도 해야 하고 거기에 발생하는 세금 문제도 골칫거리다. 

힘을 보태는 것이 내 땅이 최고라 여기는 '보유효과'다. 자신의 땅을 개발하겠다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끝내 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장을 보면 말한 것과 달라 실망할 때가 많다.

이런 사람들이 내세우는 개발 콘셉트는 대부분 '고급'이다. 땅이 좋기 때문에 고급택지로 개발해 비싸게 팔겠다는 것이다. 대박의 꿈에 젖어 도면을 그리고 시군청을 쫓아다니며 허가를 받고 포크레인을 부른다. 콘셉트는 다른 것 없이 단순 명료하게 '고급'일 뿐이다. 스스로 판단했을 때 주변의 어떤 땅보다 내 땅이 '끝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장을 펼쳐 놓으면 다르다. 한 필지 사겠다던 사람들도 하나둘 꼬리를 뺀다. 돈은 자꾸 들어가는데 분양이 되지 않으니 조급해진다. 공사는 해야 하고 돈은 떨어진다. 은행 신세를 지고 금융비용도 발생한다. 결국 손해를 보고 손을 든다. 이렇게 망가진 전원주택지들이 주변에 많다.

일이 꼬이는데도 냉정하게 가격을 내리지 못한다. 주변서 가장 비싸게 팔린 땅과 비교해보면 그래도 가격이 많이 싸기 때문이다. 가격을 못 내리는 이유는 또 있다. 본전 생각을 한다. 하지만 본전은 대부분 본인이 잘못해 발생한 비용인 경우가 많다. 본인이 잘못해 들인 수업료도 분양가에 얹어 다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땅을 개발한다면 정말 다른 사람에게도 최고인지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 거기에 내가 개발하면서 집을 지으면서 실수한 비용까지 덤터기 씌워 받아내려다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히 생각해봐야 한다.

김경래 OK시골 대표 / www.oksig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