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OK시골] 전원주택 겨울나기 위해 신경 써야할 것은

2014-10-29 16:12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벼 익는 들판은 말 그대로 황금물결이다. 가을 꽃은 가는 곳마다 소담스럽고 열매도 익는다. 가을걷이를 할 차례다. 익은 것들 중 거둘 것은 거두고 남길 것은 남겨둔다. 거둔 것은 충만이고 남겨진 것은 마음의 여유다.

이때쯤이면 시골생활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종종 걸음을 치게 된다. 거둘 것이 많아 바쁘고 준비할 것들이 많아 바쁘다. 바쁨 후에 다가올 휴식을 생각하면 행복감이 밀려온다.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마음이 그렇다. 긴 겨울동안 편안히 동면하기 위해서는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김장김치도 담가야 하고 땔감도 챙겨놓아야 한다. 밖으로 나온 수도꼭지나 지하수 펌프도 얼어터지지 않게 신경 써야 한다. 정원의 나무는 볏짚으로 옷을 만들어 입히고 비료도 준다. 다음 봄의 건강한 개화를 위해서다.

전원생활에서 소중한 것은 햇볕과 공기와 물이다. 이 때 쯤 계절에서 특히 실감한다. 곡식을 익히는 가을볕은 강렬하다. 요즘 밖에 있어보면 제대로 된 볕을 쬔다는 느낌이 든다. 따갑지만 뜨겁거나 후덥지근하지 않다. 탱글거리는 느낌이 좋다. 공기는 차고 맑고 달다. 살갗에 닿으면 금방이라도 생채기를 낼 것처럼 신선하게 날이 서 있다.

겨울나기를 위해 특히 신경써야 하는 것은 물이다. 시골에 터를 잡고 살려면 좋은 물을 얻어야 하고 또 물을 잘 다스려야 하지만 쉽지 않다. 마을의 한자 의미 ‘동(洞)’도 ‘하나의 물을 먹는다’는 뜻이다. 마을에는 어느 곳이나 공동 우물이 있었다. 아낙네들이 모여들었던 곳이고 마을의 다양한 정보가 모였다 흩여지는 허브였다. 마을에서 잘못을 하고 도망치는 사람도 “이 물 다시는 먹나보라”며 침을 뱉고 떠나나지만 얼마 못 가 다시 고향을 찾아와 같은 물을 먹고 살게 된다.

물은 쉽게 얻을 수도 있지만 그 질은 다르다. 도시 상수도와 시골 지하수와는 급이 다르다. 시골 살며 좋은 물만 마셔도 잔병이 낫는다. 그렇기 때문에 전원생활에서 가장 소중한 것, 가장 잘 다루어야 할 것은 바로 물이다. 터를 잡을 때 좋은 물을 먹을 수 있는 곳이지를 알아보아야 하고 살면서는 항상 소중하게 또 시시때때로 관리를 해 주어야 고생하지 않는다. 물길 잘 못 건들었다 홍수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겨울에 얼어 고생하는 것도 바로 물이다. 겨울나기의 준비도 물 지키는 일부터 시작해 한다. 물이 얼어 하도 고생을 많이 해본 경험의 얘기다.

김경래 OK시골 대표 / www.oksig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