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첫 거래 974만원… 수혜주 강세
2015-01-12 16:11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기업끼리 탄소배출권을 사고 파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이 개장일 1000만원을 밑도는 거래대금을 기록했으나, 기대감은 여전하다. 이른바 증시 수혜주가 일제히 시세를 내고 있다. 시장운영을 맡은 한국거래소는 단기 성과보다는 긴 호흡으로 시장을 키우기로 했다.
12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은 첫 거래에서 총 974만원어치(1190톤)가 매매됐다. 정부가 탄소배출 할당량을 부여한 525개사 가운데 499곳이 거래소 회원으로 참여했다. 국책 금융사인 수출입은행 및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도 포함됐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허용량을 먼저 부여한 다음 남으면 팔고, 부족하면 살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올해 배출권인 'KAU15'는 이날 장중 8640원까지 뛰었다가 78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유럽에너지거래소(EEX) 배출권값(8625원) 대비 비슷한 수준이다.
증시에서는 수혜주가 덩달아 오름세를 탔다.
후성은 국내에서 처음 유엔 온실가스 감축사업(CDM)을 공인받았다. 온실가스 저감장치도 보유하고 있다. 후성은 7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장중 11~12%까지 오르며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가 약 2% 상승 마감했다. 에너지소재업체인 에코프로와 가스·분진처리설비를 만드는 KC코트렐도 하루 만에 각각 약 3%, 2% 뛰었다.
주요 증권사는 배출권 거래에 대해 초기 부진을 겪겠지만,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1차 계획에서는 연내에만 감축량을 맞추면 되고, 배출 방법에 대해 유연성을 허용하도록 해 2016년, 2017년으로 이월이 가능하다"며 "이런 이유로 거래가 매우 제한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할당량이 적어 팔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1차 계획에서 할당량은 총 16억9000만 배출권(KAU)으로, 기업 쪽에서 요구한 20억 KAU보다 적다.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개장식에서 "단기 성과에 집착한다면 목표달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보만리(牛步萬里)의 지혜로 시장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