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人터뷰] "탄소배출권 상품 거래 시범사업자… NH증권, 탄소금융 선점박차"
2024-06-25 06:00
박건후 NH투자증권 클라이언트솔루션본부 대표 인터뷰
기업 2050년 탄소제로 당면 과제…국내 연간 7000만톤 5600억 시장
국내 증시선 유럽 배출권만 투자…내년 선물거래 앞두고 상품 개발
기업 2050년 탄소제로 당면 과제…국내 연간 7000만톤 5600억 시장
국내 증시선 유럽 배출권만 투자…내년 선물거래 앞두고 상품 개발
탄소중립 시대를 앞두고 금투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부터 주식 관련 상품 출시가 가능해졌고 내년에는 선물시장도 개설될 예정이다. NH투자증권도 미래 먹거리 탄소금융 선점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박건후 클라이언트솔루션본부 대표는 "탄소배출권은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이 중요해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과거에는 공해물질을 비용으로 계산하지 않았지만 이젠 비용으로 계산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해진 시대"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해 탄소배출권 확보가 필수다.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를 배출한 만큼 탄소 포집으로 제거해 순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탄소금융 시장에서 증권사는 탄소배출권 중개, 탄소배출권 가격 발견, 구조화 솔루션 등 본연의 업무를 맡는다. 배출권에 투자해 성과가 나면 그 투자한 배출권을 팔아 차익을 거두는 사업도 기대된다.
NH투자증권은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 시스템 도입 시범 사업자로 지난 3월 단독 선정됐다. 박 대표는 "미래 세대를 위해 탄소금융을 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미리 예산을 확보하고 움직일 수 있게 했다"며 "자체 IT 시스템을 보유해 액티브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탄소배출권은 할당 대상 업체들이 한국거래소 시스템에 직접 참여해서 거래하고 있다. 위탁매매 사업이 개시되면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주식을 사고파는 것처럼 거래가 가능하다.
NH투자증권은 비교적 후발 주자에 속한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2015년 형성됐으나 NH투자증권은 2022년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6개월간 활동한 TF는 지난해 초 팀이 됐고, 뒤이어 하반기에 최단 기간 정식 부서로 승격하면서 속도를 냈다.
지난해 국내 탄소배출권 연간 거래량은 7000만톤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600억원 규모다. 내년 상반기부터 위탁매매, 금융상품 및 선물시장 도입으로 시장이 활성화하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는 "탄소배출권 시장은 굉장히 커질 것"이라며 "탄소라는 같은 물질을 두고 일물일가가 아닌 국가별로 차이 나는 탄소배출권 가격, 해외 감축분, 밸류체인 내 간접적 탄소 배출, 자발적 배출권 시장 등 다양하게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언급했다.
국내 주식시장엔 아직 유럽 탄소배출권 관련 상품에만 투자할 수 있다.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등이다. 정부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하고 내년에는 선물시장을 개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박 대표는 "배출권이 모자라는 기업도 있는데, 금융상품이 만들어지고 거래됨에 따라 배출권 시장을 더 활성화시켜 유통량을 키워야 한다"며 "선물시장도 열려야 기업들이 헤지(위험회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