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 후보인 문재인·박지원·이인영 의원은 11일 ‘정동영 상임고문’이 전격 탈당을 선언하자 ‘내부 반성’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정 고문의 탈당으로 ‘야권 분열’ 책임론이 2·8 전국대의원대회(전대)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문 의원은 이날 울산·부산 지역 대의원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고문의 탈당과 관련해 “한마디로 안타깝다”고 전했다.

문 의원은 “그분이 바라는 만큼 우리 당이 진보적이지 않다면, 당내에서 진보적 방향으로 당을 이끌도록 노력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순회연설에서 당의 단합을 강조하며 “우리는 경쟁 이전에 동지이며, 경쟁 이후로도 동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울산지역 대의원대회 직전 이와 관련해 “심한 계파 갈등으로 떠나는 정당이 된 것이 가슴 아프다”며 “깊은 반성과 이번 전대를 계기로 다시 모이는 정당이 되도록 제가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박 의원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내신 분이 탈당했다고 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 고문은 새정치연합의 자산이었는데, 이분이 떠난 것은 우리 내부에도 계파갈등의 고리가 너무 심했던 것 아닌가. 깊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2월 8일 전당대회를 계기로 다시 모이는 정당이 되도록 제가 앞장서겠다”며 “분열로 패배의 길로 가지 말고, 통합과 단결을 통해 승리의 길을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대교체론의 선봉장인 이 의원은 “정 고문의 탈당은 잘못된 일”이라며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내부 투쟁으로 극복했어야 했다”고 피력했다.

이 의원은 “(정 고문의 탈당 사태는) 리더십 교체와 세력교체, 세대교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라며 “이제 계파의 이익을 뛰어넘고, 구세력과의 단절을 통해 혁신의 길로 나아가는 길에 이인영이 앞장서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 고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의 대표적 인사들이 참여한 ‘국민모임’이 지향하는 합리적 진보 정치, 평화생태복지국가의 대의에 동의한다”며 “새정치연합과 진보정당들을 넘어서 새로운 큰길만이 정권교체를 위한 가장 확실한 길로, 제 정치 인생의 마지막 봉사를 이 길에서 찾겠다”고 새정치연합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