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한덕수·조태열 '양심'에 호소..."관직은 유한하나 이름은 영원"
2024-09-10 21:26
'특수관계' 한 총리와 '중일마' 공방..."그 사람 그대로 두면 국가 위태롭다"
여야가 10일 22대 국회 첫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과 뉴라이트 논란 등을 둘러싸고 격돌했다. 특히 야당의 1번 공격수로 나선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시병)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양심'에 호소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확히 2년반 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첫 당선 기자회견에서 헌법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며 국민을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며 "지금 그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치는 실종되고 그 자리는 이념이 채웠다"며 "역사 부정과 뉴라이트, 반국가세력 척결이 그 자리를 채웠다"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노태우 정부 이래 문재인 정부까지 우리 외교 정책 기조는 1동맹(한미동맹)을 축으로, 2체제(남북 기본합의서)와 3협력(일본·러시아·중국과 우호협력)을 유지 발전 시키는 것"이라며 "탈이념, 국익중심, 실용전략이었다. 한국은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이를 완전히 뒤엎고 철 지난 이념으로 재편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적대하는 3적대, 1동맹(미국), 1중심(일본)으로 일본을 대외전략 중심에 뒀다"며 그 결과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와 현지 진출 기업들의 피해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특별한 인연이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의를 이어갔다. 노무현 정부 당시 정 의원은 부총리급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직했다. 한 총리는 국무조정실장과 마지막 국무총리였다. 두 사람은 전북 동향이기도 하다.
정 의원은 "한 총리는 노무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앞장섰던 분"이라며 "어제 이 자리에서 '나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총리로서 그 소신을 일말이라도 갖고 있다면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답답한 국민을 위해서 쓴소리를 하는 총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
한 총리도 "충고를 잘 듣고 가겠다"며 "저를 아끼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윤석열 정부 '뉴라이트 논란' 등을 두고 거세게 맞붙었다.
우선 정 의원은 "윤석열 정부 내에 뉴라이트 인사가 있느냐"고 직격했다. 한 총리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이념 가지고 논쟁하고 국민을 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받아쳤다.
논란은 '중일마'(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 발언의 주인공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번졌다. 다만 정 의원과 한 총리 모두 김 차장의 실명과 직책을 의도적으로 언급하진 않고 '그 사람'으로 칭했다.
정 의원은 김 차장을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전략을 좌지우지하는 사람 △무력통일론 생각을 가진 사람 △한반도 유사 시 일본 자위대 개입을 주장하는 사람 △이명박 정부 시절 휘하 행정관들을 윤석열 정부 장차관 요직에 밀어 넣은 사람 △현직 공직자로 나까소네 상을 수상한 유일한 인물 △일본이 공인한 친일파 등으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일본 우익의 주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사람이니 이 사람을 그대로 두면 국가가 위태롭다"며 "국가기밀 유출로 유죄 확정을 받고, 이념이 뭔지 모르는 대통령을 마음대로 움직이는 사람"이라며 한 총리에게 파면을 건의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한 총리는 "'중일마' 딱 세 글자만 가지고 이야기하니 완전히 정신나간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충분히 보고 판단해 줬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이 '그 사람의 생각에 동의하는 건가'라고 추궁하자 한 총리는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아직은 이르다는 생각도 있다"며 "일본과 미래를 향해 잘 지내야 한다는 것은 분명히 옳은 이야기"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