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최강자' 자존심 무너진 현대·기아차의 '내수 방어' 전략은?
2015-01-11 13:40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현대·기아차가 연초부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차에서 최고급 프리미엄 세단까지 다양한 차급에서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신모델을 잇따라 선보이는 한편 금리 인하라는 초강수까지 두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현대·기아차 내수시장 점유율은 69.3%다. 현대차가 41.2%, 기아차는 28.1%였다. 현대차그룹은 기아차를 인수한 직후인 지난 1999년 72.1%를 시작으로 줄곧 70% 이상 내수 시장 점유율을 지켜왔지만 그토록 견고해보이던 70% 벽이 무너진 것이다.
이렇다보니 현대·기아차의 '안방'을 지키기위한 전략이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내수를 기반으로 해외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현대·기아차로선 내수 점유율 하락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올해 현대·기아차의 내수 방어는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기아차 역시 지난 해 내수 시장 목표치로 48만대(실제 판매량 46만5200대)로 설정한 데 이어 올해도 48만대로 설정하며 전년과 다를 바 없는 목표치를 내세웠다. 점유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목표치 자체가 낮다.
영업일선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감지되고 있다. 판매가 줄어들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일선 대리점이지만 판매 증가에 대한 본사 차원의 주문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 달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플래그십 세단 '2015년형 에쿠스'와 신규 디젤엔진을 적용하고 국산차 최초로 7단 더블클러치트랜스미션(DCT)을 적용해 연비·동력 성능을 높인 ‘2015년형 엑센트 디젤’을 선보이며 연초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아차 역시 내·외장 디자인을 보완한 ‘더 뉴 모닝’과 1.0 TCI 엔진을 장착한 ‘더 뉴 모닝 터보’, '2015년형 레이' 등을 새롭게 라인업에 올렸다.
또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준비해 소비자들의 불신과 반감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지시로 국내영업본부 안에 소비자 전담 조직인 국내 커뮤니케이션실을 신설, 신차에 대한 소비자 반응과 평가를 수렴하게 한 것도 이것의 일환이다.
특히 '안티 현대차'가 '안티 기아차'로 이어지게 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최근의 기아차는 '형님'인 현대차만큼 '격'을 높이려하고 있다. 기아차는 최근 기존 멤버십 브랜드 '큐 멤버스'를 변경·확대한 '기아레드멤버스'를 선보였다. 이는 현대차의 블루멤버스 멤버십을 그대로 사명과 색깔만 다를게 한 것으로, 이른바 '따로 똑같이' 전략인 셈이다. 다른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비슷한 멤버십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현대차와의 차별화를 두지 않게해 분위기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아차는 이달부터 전 차종 할부 기준금리를 평균 1%p 낮추기로 했다. 기아차를 구입하는 고객이 선수금 15% 이상을 납부할 경우 기존 △5.9% 금리가 4.9%로 (12·24·36개월) △6.9%는(48개월) 5.9%로 △7.5%(60개월)는 5.9%로 평균 약 1%포인트 할부금리가 인하된다. 즉, 할부원금 1000만원 당 약 15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기아차에 이어 현대차도 할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고객들이 할부 금리에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데다 중고차 시세에 그대로 반영되는 차값 할인에 비해 훨씬 유용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됐다"며 "무너진 자존심을 세우기위한 현대·기아차의 전략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