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감독 하정우 “전작과 달리 철저히 상업적…부담감 크다”
2014-12-25 14:25
지난 22일 저녁 서울 종로구 동숭길 음식점에서 열린 영화 ‘허삼관’(연출 하정우·제작 두타연) 미디어데이에는 두 주연배우 하정우와 하지원이 참석했다. 앞서 ‘롤러코스터’(제작 판타지오픽쳐스)로 감독 명함을 손에 쥔 하정우는 “전작은 또래 친구들과 함께 실험정신을 가미해 연출한 작품이었다면 ‘허삼관’은 철저히 상업영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장광, 이경영, 정만식 등 선배들이 참여하신 영화라 더욱 부담이 됐다”면서 “‘롤러코스터’는 나만의 느낌으로 만들었지만 ‘허삼관’은 협업의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영화가 그동안 배우 하정우를 좋아해 주신 팬들이 갖는 감독으로서의 하정우에 대한 관심에 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허삼관’ 이후로는 배우로서 연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감독 하정우에게 연출의 주안점을 묻자 “현장 분위기에 마음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제가 감독을 한다고 했을 때 살릴 수 있는 장점이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배우를 해 본, 배우의 입장을 아는 점이라고 생각했죠. 그동안 감독과는 또 다른 입장에서 현장의 스태프들을 지켜보고 호흡해 온 면도 있고요. 영화는 감독의 작품이라고 하고 맞는 얘기지만, 그 점을 잊지 않고 배우나 스태프 분들과 함께 작업하려고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여 하다 보니 영화라는 작업이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힘든 작업이에요. 촬영 초반의 즐거움과 내 영화라는 자부심이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서 가능한 끝까지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임했습니다.”
‘허삼관’은 중국 작가 최초로 제임스 조이스 기금을 받았으며 이탈리아의 그린차네 카보우르 문학상, 미국 반스 앤 노블 신인작가상, 프랑스 문학예술 훈장을 수상한 바 있는 세계적 소설가 위화의 대표작 ‘허삼관 매혈기’를 전 세계 최초로 스크린에 옮긴 영화다. 제작사 두타연에서 판권을 사들인 지 16년 만에 영화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감독 하정우 특유의 유머가 보태져 해학적으로 재탄생했다. 세 아들 중 유독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큰 아들이 내 피가 아니라는 소문이 퍼지며 일생일대의 사건을 맞게 되는 ‘허삼관’의 이야기는 영화 중반까지 내리 웃음으로 내달리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감동으로 끝을 맺는다. 이웃이자 남편, 아버지로서 흔치 않은 허삼관 캐릭터의 독보적 존재감이 하정우의 차진 연기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보장한다. 민무제, 전혜진, 장광, 주진모, 성동일, 이경영, 김영애, 정만식, 조진웅, 김기천, 김성균 등이 관객의 배꼽을 뺀다. 2015년 1월 1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