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도 제조업 겨울은 길다… 중국·일본발 한파 엄습 주의보
2014-12-23 12:04
23일 산업 및 연구계에 따르면 내년 한국 제조업은 미국 출구전략 여파, 중국 성장둔화, 유로권 부진, 지정학적 불안 등 대외 위험요인이 주된 변수로 떠올라 전체적으로 하방 위험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에서도 중국의 뚜렷한 성장 하향추세와 일본의 엔저 등 국내 제조업의 수출경기를 위협하는 요인이 부각된다.
LG경제연구원은 ‘2015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저유가에도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보이며 “올해 3.3%의 국내 경제성장률이 내년 3.4%로 소폭 높아지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기적으로 국내 경제가 4%대 성장을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경제는 글로벌 위기 이전과 같은 자산가격 거품이나 개도국으로의 대규모 자본이동, 세계 교역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국내 제조업은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의 가공무역 탈피, 내수중심 변화가 성장 둔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최근 저유가 기조는 내년에도 계속돼 원유수입비중이 높은 국내 수요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대세를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보고서는 “내수 중심, 서비스 중심의 성장흐름이 이어지며 미국과 같은 내수기반이 높은 국가들은 경기회복이 이어지겠지만 수출 중심, 제조업 중심 국가들의 경기부진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특히 “세계경제 성장이 정체되고 중국, 일본으로부터의 경쟁압력이 커지면서 국내 수출은 내년에도 크게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며 “수출을 통한 소득증대 효과가 높지 않아 소비나 투자 등 내수경기도 뚜렷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현재 경제상황은 경기회복국면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도로 상승활력이 미약하다. 경기싸이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월 이후 2개월째 하락세로 돌아섰다.
제조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0년말 10%대에서 올해 3분기 4.1%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공업보다는 자본집약적 산업인 중화학공업의 영업이익률이 더 크게 하락한 것이 눈에 띈다. 자동차 기계산업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대비 2%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전자산업은 4.1%포인트, 조선업은 12.9%포인트나 감소했다.
제조업 체감경기도 얼어붙었다.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 4월 93에서 6월 86으로 떨어져 현재까지 80대에 머물고 있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세계경기 부진으로 교역이 위축되는 가운데 경쟁이 심화되고 원화 절상 흐름이 3분기까지 이어지면서 특히 제조업들의 성과가 부진하다”며 “내년에는 원화 약세로 인한 수출효과와 유가 급락에 따른 생산코스트 절감 요인이 긍정적이지만 세계 교역이 크게 늘지 못해 수출물량 회복이 더디고 기업실적이 뚜렷하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별로는 철강, 반도체, 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업종의 대중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대두된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와 자동차는 중국과 제품이 차별화돼 있거나 경쟁력이 우위여서 대중 수출영향이 낮은 편”이라며 “섬유와 가전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일반기계, 조선, 정유, 음식료, 디스플레이, 정보통신기기는 내년 한‧중간 경쟁강도가 심화되면서 대중국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