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포스팅과 ‘기다림’의 미학
2014-12-20 21:34
아주경제 김주은 기자 = 강정호(27)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시화 되면서 무분별한 보도가 주를 이루고 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확실하게 알 수 있지만 그 사이를 못 참고 불확실한 보도가 나오면서 행여나 오매불망 어떤 팀으로 가게 될지 궁금해 할 야구 팬들에게 해가 될 가능성 역시 커지고 있다.
넥센은 20일 유격수 강정호의 MLB 진출과 관련하여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강정호를 영입하겠다고 제시한 최고응찰액은 500만2,015달러(약 55억원)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후보군을 언급하는 곳도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오클랜드 에슬레틱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의 이름이 나오고 한국에서도 뛰었던 니코스키의 트위터를 인용해 특히 샌디에이고 행이 유력함을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어떤 구체적 보도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광현, 양현종의 전례상 20일에서 21일 넘어가는 밤과 새벽에는 외신을 통해 어떤 팀인지 밝혀질 가능성이 크다. 즉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보도 행태가 야구 팬들의 궁금점을 풀어줄 수는 있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만약 언급된 팀이 아닐 경우,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김광현 포스팅 때도 SK측이 결과론적으로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였지만(개인협상에서 실제로는 무산 됨) SK의 공식 발표 전에 지레 ‘포스팅 좌절’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난무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보도를 하는 이유는 결국 ‘기다림’의 미학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속보 경쟁과 이슈 선점이 중요해지다보니 불확실하더라도 일단 보도하고 보자는 식의 행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러한 보도 행태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이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언론사가 부지기수다. 김광현, 양현종 사례에서도 무분별한 외신 퍼나르기식 보도를 통해 선수에게 헛바람만 넣고 팬들을 괜히 기대케 한 것도 언론이다. 이러한 행태가 또 다시 강정호에게도 반복되지는 않을까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