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상호주의제도 완화합의…FTA 활용률 제고

2014-12-09 17:31
내년 아세안 통합 이뤄지면 인구 6억명 단일시장 탄생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1일부터 이틀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아세안 10개국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본격적인 코리안 세일즈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과 아세안 간 교역 규모는 1353억 달러(수출 820억 달러·수입 533억 달러)이다. 중국(2289억달러)에 이어 우리나라의 제2 교역 상대국인 셈이다. 무역 흑자 규모로는 아세안이 우리나라 전체 흑자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아세안 10개 회원국 정상 모두와 양자회담을 할 예정인데, 이들 자리에서 우리 기업의 아세안 지역 인프라 건설분야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38억 달러를 기록한 아세안에 대한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FDI)도 규모 면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이와 함께 우리 기업들은 지난해 중동에 이어 아세안(143억 달러)에서 두 번째로 많은 건설 수주를 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아세안 지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요청하는 한편 우리 금융회사의 진출 지원을 위한 논의도 진행한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특별정상회의 공식 세션에서는 기후변화 및 재난 등을 부담이 아닌 새로운 기회로 삼자고 제안하면서,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기후 변화 관련 비즈니스 모델과 환경·에너지 문제 동시 해결을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을 소개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한-아세안 CEO 서미트'에서는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과 아세안 간의 경제협력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특별정상회의 기간 동안 민간분야 경제협력을 활성화하는 행사도 줄줄이 열리는데, 10일 기업인 60∼70명이 참석하는 '한-아세안 비즈니스 협의회' 창립총회가 열리며, 11일에는 양측 경제계 대표인사 570여명이 참석하는 '한-아세안 최고경영자(CEO) 서미트'와 양측 300여개 업체(한국 260여개, 아세안 50여개)가 참여하는 '한-아세안 비즈니스 플라자'가 개최된다.

정부는 또 이번 특별정상회의에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활용도 제고를 위해 아세안과 상호주의제도 개선 및 무역 원활화에 합의할 예정이다.

한국과 아세안은 2005년 자유무역협정(FTA) 기본협정, 2006년 FTA 상품협정, 2007년 FTA 서비스 협정, 2009년 FTA 투자협정을 각각 체결했다. 아세안의 목표대로 2015년 말 공동체가 출범되면 인구 6억명, 국내총생산 2조4000억 달러 규모의 단일 시장이 만들어지는 셈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상품협정에 이어 2009년 서비스·투자협정을 발효함으로써 한-아세안 FTA를 완성했지만, 낮은 자유화율과 까다로운 원산지 기준 등으로 우리 기업의 FTA 활용률은 38.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체결한 전체 FTA들의 평균 활용률 69.5%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아세안 6개국(브루나이·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싱가포르·베트남)과는 상호주의제도를 아예 적용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나머지 4개국과는 투명성을 강화하는 한편 적용 범위를 축소하기로 합의할 예정이다.

상호주의제도는 두 나라가 FTA에서 특정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더라도 한 나라가 어떤 품목을 민감품목으로 분류하면 상호주의에 따라 다른 나라도 해당품목을 민감품목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원칙으로, 이 제도의 적용 범위가 커질수록 전체적인 FTA 자유화율이 낮아진다.

정부는 또 무역 원활화 분야에서 전자원산지증명서 인정, 투명성 제고, 사전심사 제도 도입 등 수출기업 편의를 위한 규정 도입에 합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교역량이 많은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는 양자 FTA를 통해 개별적으로 무역 자유화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