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종료, 부동산 3법만 문제? ...계류된 규제완화 법안 ‘산적’

2014-12-09 16:34
주택도시기금법 등 일부만 통과, 임시국회 빅딜 가능성 제기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의원들이 입장하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정기국회 일정이 9일로 종료되면서 관심이 모였던 이른바 ‘부동산 3법’의 연내 국회통과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부동산 3법뿐 아니라 지난 정부 대책에 담긴 주요 법안이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정부가 조속한 시행을 주창하던 주요 법안 처리가 차질을 빚으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매매시장의 경우 이미 9·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약발이 떨어지는 상황이고 전셋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달 중순 열릴 예정인 임시국회에서 정부 및 여당과 야당간 일부 빅딜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9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는 부동산 3법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다.

부동산 3법이란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5년 유예, 재건축 조합원이 보유한 주택수만큼 공급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들 법안의 국회통과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부동산 투기 등을 우려하는 야당 반대로 처리가 요원한 상황이다.

이중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의 경우 연말 유예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연내 처리 불발 시 후폭풍이 우려다. 이 제도는 지금까지 부과실적이 4곳에 그쳤지만 최근 잇따른 재건축 규제 완화로 사업 속도를 내는 곳이 있어 일부 단지는 거액을 토해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정치 논리에 얽힌 부동산 3법을 제외하고 정부가 내놓은 민생안정 및 경제활성화 30대 중점법안 중 국토위 소관은 상당부분 처리됐다. 이날 국민주택기금을 주택도시기금으로 개편하는 주택도시기금법과 입지규제 최소구역을 신설토록 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9·1 대책을 비롯해 대규모로 내놨던 규제 완화·개선 법안의 시행이 지연되고 있다.

국토위의 주요 계류법안을 보면 우선 주택법의 경우 주택거래신고지역 폐지, 착공기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 청약제도 개편 등의 개정안이 본회의 상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지역 폐지의 경우 투기 우려가 높은 지역에 적용하는 것으로 현재 지정된 지역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착공기간 연장은 업체의 착공 부담을 줄여 주택공급 시기를 조절토록 한 방안의 일환이다. 청약제도 개편은 4개의 청약통장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간건설중형국민임대를 폐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신속한 도시정비를 위해 공공관리제를 개선토록 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 아직 처리가 되지 않았다. 주택공급을 줄이겠다며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택지개발촉진법도 그대로 남은 상황이다.

국회 일정 차질로 실제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국토부가 당초 약 1조원의 예산을 들여 시행하려던 새로운 주거급여는 기초생활보장법 통과가 지연돼 내년 초 사업시행이 무산됐다.

정기국회가 끝나도 국회는 이달 중 임시국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부동산 3법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예정이다. 단 야당이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어 여야간 빅딜 성사 여부가 화두다.

단 서승환 국토부 장관이 이들 법안에 대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어떤 형태로 협의가 진행될지 관심이 모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양한 형태의 논의가 진행 중으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을 5년 유예로 변경하는 등 정부도 절충안을 내놓고 있다”며 “법안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연내 처리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