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여년 전 ‘사직대제’ 부활, 국립국악원 첫 공연

2014-12-02 10:57
12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정조시대 왕실문화 한눈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전하, 종묘와 사직을 보전하소서.” 역대 왕들의 제사인 ‘종묘제례(宗廟祭禮)’와 땅과 곡식의 신을 모시는 ‘사직대제(社稷大祭)’는 조선시대 가장 중요한 의식이었다.

 국가에 의해 보전되던 ‘사직대제’는 1908년 일본의 강압에 의해 폐지되었고, 1988년에서야 전주이씨대동종약원(현 사직대제보존회)에 의해 복원되었다. 현재 사직대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1호로 지정되어 매년 9월 첫째 주 일요일 사직단에서 거행되고 있다.

 '사직대제'의 문헌을 고증한 공연이 처음으로 열린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 국악연구실(실장 송지원)이 정조대의 문헌인 '사직서의궤'(1783)를 바탕으로 음악, 악기편성, 복식, 의물 등을 체계적으로 고증해 최초로 무대에 올리는 것. 오는 12일 오후 8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음악기관인 국립국악원에서 ‘사직대제’를 복원해 무대에 올리는 것은 개원 이후 최초의 시도"라며 "이번 공연은 조선의 르네상스기로 평가되는 18세기의 사직대제를 무대 위에서 재현한 것으로, 조선 후기 찬란한 문화부흥을 이룩했던 정조대의 왕실문화를 한 눈에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립국악원 예악당에 오르는 사직대제는 의물과 복식, 제례 절차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했다. 특히 국악연구실에서는 안동대학교 이은주 교수와 함께 문헌을 고증하여 사직대제에 사용되는 의물 ‘조촉’을 복원했다.

 ‘조촉(照燭)’은 밤에 제사를 지낼 때 신호를 담당했던 큰 등롱(燈籠)을 말한다. 1m 가량의 큰 등에 불을 밝히고, 신호에 따라 세우고 눕혀서 음악의 시작과 끝을 알린다. 조촉 제작에는 노미자 매듭장(서울시지정무형문화재 제13호 전수조교), 박명배 소목장(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 보유자), 박문열 두석장(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64호 보유자), 손대현 칠장(서울시지정무형문화재 제1호 보유자), 이정기 악기장(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보유자) 등 총 5명의 명장이 참여한다.

무용 복식 역시 ‘일무보존회’의 후원으로 복원․제작되었고, 제례 절차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1호 ‘사직대제보존회’의 협력으로 무대에서 재현된다. 더불어 이번 공연에는 한양대학교 국악과 ‘김영운’ 교수의 해설을 더해 공연 관람의 이해를 돕는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국립국악원 송지원 국악연구실장은 “조선 문화의 전성기를 이끈 정조(正祖)대에 거행된 사직대제의 음악과 춤을 재현함으로써 우리 음악문화의 정제미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당일에는 예악당 로비에 사직대제 제사 음식과 제기(祭器), 그리고 복원의 바탕이 된 고문헌 '사직서의궤'를 전시할 예정이다. 공연 관람은 무료이며, 관람권은 당일 예악당 로비에서 선착순으로 배포된다. (02)580-3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