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보이콧에 국회 일정 ‘올스톱’…김영란법 심의도 물거품
2014-11-26 15:04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상임위 의사일정 등 ‘잠정 보이콧’ 선언으로 26일로 예정됐던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 심사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여당은 단독 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날 후반기 국회 원구성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개의, 김영란법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여당이 누리과정 예산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를 번복하고 있다며 전 상임위 개최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이날 정무위 법안소위는 개의조차 못하고 파행됐다.
이에 따른 야당의 전 상임위 잠정 보이콧으로, 이날 국민권익위원회와 관련된 법안 등 김영란법을 심사키로 한 정무위 법안소위도 열리지 못한 것이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김기식 의원은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양당 간사와 교육부총리가 합의한 사항을 여당 원내지도부가 번복했고 어제 다시 3+3 회동을 통해 국고를 지원하는 예산 편성에 합의했지만 교문위 예산소위에서 다시 여당이 입장을 번복했다”면서 “원내 지도부는 거듭된 여당의 예산안 합의 번복은 용납할 수 없고 전 상임위 의사 일정을 잠정 보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여야 모두 ‘김영란법’ 제정의 필요성과 조속한 심의에는 공감대를 보였다.
김기식 의원은 “김영란법 관련해서는 정기국회 회기 중에 반드시 심사할 것”이라며 “법안심사 기일을 다시 여당과 협의해서 곧 다시 잡겠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도 “이른 시간 내에 야당 간사와 법안심사 재개를 위한 협의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27일 에 야당이 회의에 응하지 않더라도, (여당) 단독으로 개의해 심사하는 방안을 원내지도부와 협의하겠다”고 단독 개의 방침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만약 야당의 국회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이 계속될 경우, 김영란법 심의는 오는 30일 오후 여당 단독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등을 위한 주요 법안으로 거론돼 온 김영란법은 지난 5월 임시국회때 공론화됐다가 여야 이견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고, 5월말 19대 국회 후반기 임기가 시작된 뒤에도 7월초 한 차례 공청회가 열리는 데 그쳤다.
이날 정무위 법안소위에서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당정협의에서 보고한 ‘부정청탁금지법의 주요 쟁점별 검토안’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었다.
앞서 권익위는 국회 심의 재개를 앞두고 향후 입법과정에서 절충가능한 방안을 검토안으로 제시했지만, 당초 김영란법의 원안보다 더 후퇴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박근혜 대통령도 최근 국회 시정연설 등에서 김영란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지만 △법안심사를 위한 시일이 촉박하고 부정청탁 개념의 불명확성 △가족 취업제한과 관련한 연좌제 문제 법안의 국민 청원권 제약 소지 등 쟁점에 더해 이날 국회일정이 올스톱 되면서 김영란법의 연내 처리 가능성은 더 낮아지게 됐다.
한편 정무위 법안소위는 이날 국민권익위원회를 비롯해 27일 국가보훈처, 28일 금융위원회, 12월1일 국무조정실 및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법안을 논의한 뒤 다음달 4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뒤 5일 전체회의에서 법률안을 의결할 방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