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신임 금감원장, 카드사·보험사 제재 흔들림 없이 나가야

2014-11-18 15:47

[송종호 기자]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1년 8개월 만에 물러났다. 그가 금감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금융권에서는 동양그룹사태, KB내분 사태, 카드사 고객정보유출 등의 굵직한 사건·사고들이 유난히 많았다. 때문에 최 원장에게 해당 사건·사고의 책임론을 묻는 꼬리표가 임기 내내 따라다녔다.

이처럼 사건·사고가 빈발하는 속에서도 금융권 제재 부분에서는 최 원장이 소신 있는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혼란을 야기한다는 일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의 경징계 결정을 뒤집고 중징계 결정을 내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진웅섭 금감원장 내정자에게도 전임 최 원장이 보여준 것과 같은 강단있는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금감원은 여전히 금융 소비자의 이해관계 보다는 자사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보험·카드사들을 상대로 올바른 금융시장 질서를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금감원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버티기에 돌입한 생명보험사들이다. 일부 보험사는 제재 방침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해당 보험사들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금감원은 또 카드사들의 위법 사항에 대해서도 엄정한 칼을 빼들었다. 지난달에는 롯데카드 등 국내 5개 신용카드사가 카드 모집인에게 고객정보를 마음대로 조회할 수 있게 한 사실을 적발하고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대통령에게 진 내정자의 임명을 제청하면서 “금융정책 및 감독 분야에 대한 높은 업무 전문성과 거시경제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금감원의 새로운 도약과 신뢰 제고를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진 내정자가 이 설명처럼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금융시장의 신뢰 회복을 이끌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