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차산업협회 "車 카드복합할부 수수료율 과다"

2014-11-16 10:52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자동차 업계가 카드회사의 복합할부 수수료 구조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현대차와 KB국민카드가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나온 입장이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현행 자동차 복합할부 수수료는 거래구조와 원가구조를 고려할 때 일반 카드거래와 같은 1.90%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자동차 복합할부는 일반 카드거래와 달리 자금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자동차 판매사로부터 받은 1.90%의 수수료율 가운데 1.37%를 캐피탈사에 넘겨주고, 캐피탈사가 이를 자사의 영업에 활용하기 때문에 자동차사의 의사와 관계없이 캐피탈사의 영업비용을 지원해주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카드 복합할부가 확대됨에 따라 자동차업계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판촉 재원과 기회를 상실하게 돼 결국 자동차 가격의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곧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4년간 카드복합할부 수수료로 부담한 금액은 약 1872억원에 달한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최근 금융당국이 자동차 금융의 독과점을 막기위해 캐피탈사 한 곳이 특정 자회사의 금융상품을 25% 이상 취급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데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계열할부금융 이용 비중을 보면 BMW 79.00%, 폭스바겐 70%, 닛산 68.00%, 혼다 66.00%, 도요타 63.00% 등이며, 현대차와 기아차는 63.00%와 49.00%다.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전 세계 자동차업체들이 계열 할부금융을 통해 자동차 판촉활동을 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금융정책 당국이 이를 규제하겠다는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을 상실한 과도한 규제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차와 KB국민카드는 두 차례에 걸쳐 가맹점 계약 기간을 연장하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KB국민카드에 현행 1.85%인 가맹점 수수료율을 1.00∼1.10% 정도로 내려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반면 KB국민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기존 1.85%에서 1.75%로 0.10%포인트 이상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