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 인기 비결] ①골프대회장에 가면 눈이 즐겁다
2014-11-11 14:04
패션 모델 못지않은 몸매와 옷맵시로 갤러리 발길 이끌어…‘누이 좋고 매부 좋은’ 선순환 형성…선수들이 착용한 브랜드는 순식간에 동나기도
‘골프대회장이야? 패션쇼장이야?’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25개가 치러진다. 11일 현재까지 24개가 소화됐고 14∼16일 열리는 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만 남았다.
올시즌 KLPGA투어는 어느 대회를 막론하고 많은 갤러리들이 몰려들었다. 챔피언조에는 페어웨이를 따라 갤러리들이 즐비한 모습이 일상화되다시피 했고, 1,10번홀 티잉 그라운드와 9,18번홀 그린 주변에는 까치발을 해야 선수들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골퍼들이 찾아왔다. 올해 14개의 대회를 치른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와는 대조적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와 여자프로골퍼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리즈로 짚어본다.
KLPGA투어가 몇 년전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선수들의 과감한 차림새다. 골프 기량을 견주는 골프대회이지만, 선수들은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개성있고 독특한 패션으로 코스에 나선다.
지난주 ADT캡스 챔피언십에서는 모델같은 외모로 유명한 윤채영이 레그 워머(종아리 토시)를 하고 나와 갤러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010년 2승을 올리며 상금랭킹 3위를 차지한 안신애는 짧은 치마를 입고 대회에 나서 남성 갤러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안신애 선수가 퍼트라인을 살피기 위해 낮은 자세를 취할 때에는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골퍼도 있다. ‘필드의 패셔니스타’로 불리는 양수진은 미국PGA투어프로 리키 파울러처럼 모자를 비스듬히 쓰고 나와 개성있는 맵시를 자랑한다. 여름에 열리는 대회에서는 ‘노 슬리브’ 차림으로 경기를 하는 선수도 적지 않다.
신인이라도, 바지에 무채색 상의의 평범한 옷을 입고 나오는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선수들은 몸매가 뛰어다든, 옷차림이 특이하든, 골프를 잘 치든, 뭔가 튀어야 카메라에 잡힌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이러다 보니, 남성 갤러리들은 여자골프대회에 가서 선수들의 스윙이나 기량은 물론 덤으로 ‘눈요기’까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여성 갤러리들은 선수들의 차림새를 보고 유행하는 골프패션에 대한 감을 잡는다.
유명선수들이 착용하고 나오는 D M F S 등의 브랜드는 시장에서도 순식간에 팔린다. 여성 아마추어 골퍼들이 선수들이 입은 의상과 패션을 그대로 따라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골프의류 메이커들은 유명 여자선수들에게 자사 브랜드의 옷을 입히려고 안달을 한다.
KLPGA투어는 미국·일본 LPGA투어 못지않은 ‘화려한 場’으로 변했다. 선수들은 몸매와 옷맵시를 뽐내고, 갤러리들은 패션모델이 라운드하는 것같은 느낌을 받으니 ‘누이좋고 매부좋은’ 격이다. 내년에는 5개 대회가 신설된다고 하니, 이런 선순환은 지속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