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녹지해제 추진 환경단체 반발…갈등 '확산'

2014-11-05 14:13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전남도가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66만여㎡ 규모의 녹지 해제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에 환경단체가 반발하는 등 이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될 조짐이다.

전남도는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롯데케미칼(15만7467㎡), 여천NCC(13만5050㎡), GS칼텍스(13만2683㎡), 대림산업(12만2950㎡), 한화케미칼(6만435㎡), KPX라이프(5만3045㎡) 등 6개 업체가 보유한 녹지 66만1630㎡를 공장부지로 개발계획변경 승인을 할 계획으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안으로 녹지 해제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여수환경운동연합은 5일 '여수산단의 녹지 축소.해제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통해 "여수산단 녹지 축소·해제정책은 '여수산단에 녹지가 많다'는 잘못된 전제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정책"이라며 "지역의 환경오염을 가중시키고 무분별한 기업특혜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수환경연은 그 근거로 여수시가 지난해 7월 여수산단 녹지면적 산출방식에 대해 산단 녹지를 해제해 주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당시 여수산단의 녹지면적은 556만9600㎡로 해수면을 포함한 녹지율이 11.08%이고, 해수면을 제외할 경우 16.07%에 달한다며 산업입지의 개발에 관한 통합지침의 녹지확보 규정(10%~13%미만) 보다 훨씬 많다고 발표했다.

이를 기준으로 해제 가능 면적이 106만4200~210만3900㎡이고, 현재 녹지율인 11.08%를 충족하는 106만4000~172만9000㎡ 범위 내에서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수환경연은 시의 이 같은 녹지율 계산은 공업지구와 전혀 상관이 없는 주거지역의 녹지가(망마산공원, 웅천공원 등) 포함된 것으로 여수시가 엉터리 수치를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환경단체 반박에 여수시는 공업지구만을 대상으로 수정 계산하였을 때 공업지구의 녹지면적은 362만8000㎡로 해수면을 포함한 녹지율이 8.44%이고, 해수면을 제외할 경우 12.43%라면서 70만8600㎡의 범위에서 해제하겠다고 수정 발표했다.

강흥순 여수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여수시의 말 바꾸기는 산단의 녹지를 축소·해제한 이후 유지하겠다는 녹지비율의 변경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면서 "지난해 7월에는 11.08% 유지하겠다고 했다가 10월에는 녹지확보 규정의 하한선인 10%를 적용하겠다고 한데 이어 이제는 이마저도 포기하고 9.8%까지 하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사무국장은 "해제대상을 선정하는 원칙과 기준, 대체녹지 조성에 대한 말 바꾸기는 계속되고 있다"며 "여수시는 녹지해제를 신청한 기업으로부터 개발이익을 환수해 산단의 주변부에 폭 100m 내외의 완충녹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업의 규제완화요구로 모두 물 건너가고 결국 말뿐인 대체녹지가 검토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여수환경연은 이낙연 전남도지사와 주철현 여수시장에게 보낸 공개질의서를 통해 ▲여수산단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환경오염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도지사와 시장의 대안 설명 ▲여수산단 확장과 증설이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어느 정도이며 확장과 증설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환경연은 ▲여수산단의 녹지 축소·해제 정책은 현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완화정책에 의해 관성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기업의 투자실현과 대체녹지조성을 통한 환경오염저감이라는 초기의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을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수정할 의향은 있는지 여부 ▲전남도와 여수시의 입장과 정책 공식 설명과 시민 의견 수렴위한 공개토론회 진행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