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은 오르고 금리는 낮아져… 미분양 계약 ‘불티나네’

2014-11-05 10:20
아파트 전세가율 약 70%, 중대형·준공후 미분양도 인기

'꿈의숲 SK뷰' 조감도.[이미지=SK건설]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주택시장 회복세와 전셋값 상승세가 맞물리면서 미분양 아파트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세 보증금 올려주기에 지친 세입자를 중심으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미분양에 관심이 몰리는 것이다.

10월 기준 KB국민은행 조사를 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은 69.4%로 조사됐다. 매매가격 3억원인 아파트라면 전셋값이 2억1000만원인 셈이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등 전세매물이 부족해지는 것도 전셋값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올 3분기 전국 미분양은 3만9168가구로 2분기보다 약 1만1000가구(22.1%) 줄었다. 서울·수도권에서만 1만200여가구가 줄어 이 지역 전세난이 미분양 감소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중 중소형은 대부분 팔려나갔으며 인기가 시들했던 중대형도 감소 추세다. 즉시 입주 가능한 준공후 미분양도 인기를 얻고 있다.

SK건설이 올 6월 서울 노원구에 분양한 ‘꿈의숲 SK뷰’의 경우 9·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9월 들어서 이전보다 계약이 4배 이상 늘었다. 전용 59㎡는 다 팔렸고 현재 84㎡만 남았다. 현장 분양 관계자는 “분양가가 3.3㎡당 1300만원대부터로 인접 단지보다 저렴해 노원구 인근 수요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이 잠실 지역에 선보인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는 3.3㎡당 2000만원대 초반으로 낮지 않은 금액임에도 미분양이 속속 팔리고 있다. 8월까지는 한 달에 2~3건 가량 계약됐지만 9월에는 4배로 늘었고 현재는 마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대우건설의 ‘일산 푸르지오’는 9.1대책 9월 계약률이 치솟다가 10월 분양을 완료했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900만원대부터로 서울 전셋값 상승폭이 커지면서 전셋값 수준인 분양가가 메리트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청라 더샵 레이크파크' 전경.[사진=포스코건설 제공]

포스코건설이 인천 청라지구에 분양하고 있는 ‘청라 더샵 레이크파크’는 9월 이전 한 달에 10건 가량 계약되던 것이 9월 40여건 넘게 계약됐다. 서울 양천·목동·가양 지역 세입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청라~서울 간선급행버스(BRT)가 운행되고 공항철도를 통해 9호선 환승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년마다 오르는 전세금 마련에 따른 부담을 갖는 대신 저금리로 적절한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하기에 적기여서 앞으로도 미분양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