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기다림 '구룡마을' 지정 해제 3개월… 서울시-강남구 아직 평행선
2014-11-02 15:40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의 최대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사업이 지정 해제된 지 3개월째다. 각기 다른 개발방식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강남구 단체장 간 비난전에 이어 소송전으로 번진 양상이지만 여전히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2일 서울시와 강남구에 따르면, 강남지역 마지막 남은 노른자땅으로 불리는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은 지정 뒤 2년이 흐르도록 개발계획을 수립하지 못해 지난 8월 4일 공식 해제됐다.
구룡마을은 2011년 서울시가 수용·사용방식 방침을 알리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1년6개월 뒤 환지방식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등 시행방식 변경으로 강남구와 마찰이 빚어졌다.
그렇게 두 지자체에서 양보 없는 줄다리기를 이어가며 불신의 골이 깊어졌고 결국 개발사업은 지정 해제란 결론을 불러왔다.
최근 구룡마을 토지주 119명이 나서 민영개발 추진을 골자로 한 지정제안서를 강남구에 제출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반려됐다. 전적으로 민간에 맡겼을 경우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서울시와 강남구가 공영개발에 공감대를 형성, 잠시 화해무드가 조성되는 듯 싶었지만 단지 그것으로 끝이었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당장 추운 겨울이 예고되는 구룡마을 거주민들의 비난 여론을 의식, 외형적으로 문제 해결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렇지만 실제로 전혀 이견은 줄어들지 않아 도시개발구역 재지정은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서울시측은 "환지방식을 적용하면 임대주택이 도시개발 일환으로 들어서 임대료와 보증금은 대폭 낮아질 수 있다"면서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과 현 거주민의 재정착을 이루려면 사실상 강남구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강남구 관계자는 "서울시의 방침은 토지를 많이 가진 사람에게 개발이익을 독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환지방식을 직권 취소해 자연재해에 취약한 구룡마을이 하루빨리 공영개발로 다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