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고 줄이자!] "자전거 운전자, 교차로서 안전하게 좌회전하기 위한 '대기공간' 마련돼야"

2014-10-30 14:38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자전거 사고 절반이 일어나고 있는 교차로에서 자전거 운전자들이 안전하게 좌회전하기 위한 '대기 공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20일 도로교통법 제25조 제3항에 따르면 자전거 운전자가 교차로에서 좌회전할 경우 도로의 우측가장자리로 붙어 교차로의 가장자리 부분을 이용해 좌회전해야 한다.

이같은 방식을 두 번의 직진을 통해 좌회전 한다고 해서 훅턴 방식이라고 한다. 1차 신호 때 직진한 후에 교차로 가장자리 부근에 방향을 바꿔 대기한 후 2차 신호가 들어오면 다시 진행하는 방법이다.

도로교통법 제32조 1호에 따르면 의하면 교차로의 가장자리에서 5m이내는 주·정차 금지 장소다. 하지만 훅턴방식으로 좌회전을 하기 위해서는 2번째 신호를 받기 전 대기해야하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차로 부근에 자전거 대기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훅턴방식으로 좌회전을 하는 자전거 운전자들은 2차 신호 대기상태에서는 주·정차금지 장소에 정차를 하고 있거나 인도로 올라가 신호를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박씨(30)는 "훅턴이라는 용어는 몰랐지만 항상 이런 방식으로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인도나 횡단보도에 사람이 많아 부딪힐 위험이 많고 인도에 오르는 경사턱이 높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호주나 일본의 경우 교차로에서 자전거 우회전시 우리나라 처럼 훅턴방식을 원칙으로 한다. 호주는 직선(―)형태, 일본은 포켓( )형태로 교차로 상에 자전거 훅-턴을 위한 대기 공간을 표시해 자전거 운전자들이 우회전을 하기 쉽게 고려했다.

또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교차로의 정지선 부근에서 자전거는 자동차들보다 더 앞쪽에 정지하도록 하고 자전거 신호를 별도로 운영해 자동차 신호보다 약 5초 정도 먼저 켜지게 한다. 자전거가 일반적으로 자동차보다 느리기 때문에 자전거가 먼저 주행한 후 교차로를 지나 자전거는 다시 도로의 가장자리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자전거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배려한 것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1년 12월말 기준 도로형태별 자전거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단일로 19,909건(55.4%) △교차로14,683건 (40.9%) △기타불명 1320건(3.7%)로 교차로에서 자전거 교통사고 절반이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다.

최기주 아주대학교 교통·ITS 대학원 교통시스템공학전공과 교수는 "선진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교차로에서 자전거 운전자가 훅턴을 하기 쉽게 2, 3차로 위쪽에 대기공간을 설치하면 도움이 된다"면서 "자전거 신호등을 별도로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고 말했다.

정경옥 연구위원은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할 때 예전에는 자전거 운전자들이 오른쪽 갓길로 주행을 하다 좌회전을 하기 위해 왼쪽으로 차로변경을 해야했는데 이 방법은 훅턴방식보다 더 위험하다"면서 "선진국 사례 처럼 교차로에 자전거 대기공간을 만들면 좋겠지만 이 또한 사회적 동의가 필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전거 이용률이 현저히 떨어진 곳에 대기 공간을 만들면 자동차 운전자들로부터 민원이 제기될 수 도 있는 일"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대기 공간에 대한 수요가 확보되면 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교차로를 선정해 시범 실시한 후 반응에 따라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신호등의 모습]